나는 배우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이해하고 있을까? 나 자신조차 잘 모르는데;
실제로는 부부가 공유하는 것들은 극히 일부이지 않을까?
배우자와 대화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나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설명을 할 수밖에 없는데, 평소에는 나 자신을 잘 모르고 타인에 의해 휩쓸려 지내다가 평소와 다른 어떤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절대 포기할 수 없고 지켜내야만 하는 나만의 가치가 뭔지 그제야 또렷하게 나타나게 되어 나 자신을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시가 관련하여 대화를 하다 배우자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내가 착각을 했었나 봐. 네가 다른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들이 나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했었는데.. 생각해 보니 '관점'에 관한 말인 것 같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나와 연결된 사람마다 각각 나의 관점이 다르지만,
큰 틀인. 근본적으로 생각하고 보는 이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나의 일관된 관점'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나의 관점은 어떻게 형성되었을까.. 생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떻게 자라왔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초등학생 때 어머니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셨고 IMF사태로 아버지 가게에 부도가 나고 가족 구성원 모두 서로 힘이 되어 주지 못했고.. 어린 시절 어머니의 공백과 가족의 공백을 학교의 울타리, 담임선생님, 친구들이 채워 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또래 친구들과 좀 다르게 가족과 담임선생님, 친구들. 즉 가족과 타인의 관계 비중이 큰 차이 없이 어린 시절을 보낸 것 같습니다.
절대 포기할 수 없고 지켜내야만 하는 나만의 가치가 공정하고 공평한 것인 이유는
가족과 타인의 관계 비중이 큰 차이 없이 자라온 어린 시절의 영향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머니와 가족의 공백을 느끼면서 소외되거나 소수쪽인 타인을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커졌고 다른 사람들도 저와 같이 공감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결혼생활을 하면서 결혼 전과 다른 상황들이 계속 발생하면서 나 자신을 알아가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혼 전과 다른 상황들에 배우자도 저도 많이 힘들었습니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남녀가 만나 둘이 맞춰가며 지내는 것도 대단한 일인 것 같은데 양가 가족들과도 잘 지내야 한다는 것은 각오했던 것보다 더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힘든 만큼 가치가 큰 일이기도 하기에 해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막막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 노력해보려 합니다.
나 자신을 잘 알게 되면 관점이 더 성숙해질 것 같습니다. '긍정적인 관점으로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