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기획 및 제도설계
이전 제조업 대기업 계열사에 ER 실무자로 근무하던 시절 사회공헌활동으로 1억원을 지원해야할 일이 생겼다. 사회공헌담당 실무자가 인사팀장님에게 위 내용을 보고하자 인사팀장이 대뜸 "우리가 1억 매출을 달성하려면 공장에서 캔을 몇개 팔아야 되는지 아냐?" 라는 질문을 하신적이 있다. " 노무법인에서 근무 이후 이직한 첫 기업에서 인사팀장님의 이러한 질문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간 수 많은 회사에 노무 자문과 HR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나는 "회사의 비즈니스와 매출을 이해하고 이를 전략에 반영한적이 있었을까?" 나아가 "인건비 관리를 하면서도 이 인건비를 제출하기 위해 회사는 어느정도의 매출을과 영업이익을 남겨야 할까?" 와 같은 고민도 한적이 없는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그 이후 자리를 옮겨 근무한 회사는 교육과 평가에 매우 높은 관심과 노력을 해왔고 특히 평가 시즌이 되면 평가 담당자는 상당한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었다. 연초에 팀장과 함께 KPI를 설계하고 올해 하고자하는 목표를 만들어 가고 특정 시기가 되면 평가면담을 실시하고 연말에 성과평가를 통해 성과급 지급률과 기본급 인상률이 결정되어 왔다.
인사제도 설계 시 정석이라고 비춰지는 평가체계를 갖추고 있었고 그 평가체계 아래에서 피평가자로서 매우 유익하면서도 설명할 수 없는 느꺼움이 존재하였다. 그 느꺼움은 2년차가 넘어가는 순간 깨닳았다. "내가 2년동안 세운 KPI와 목표들이 과연 부서의 존재를 밝히고 회사의 경영실적에 도움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회사에서의 나의 존재에 대한 깊은 고민이 시작되었다.
단편적인 경험을 나열하였지만 적지 않은 시간 다양한 위치에서 직·간접적 경험을 바탕으로 요즘 내가 고민하고 있는 인사평가제도는 평가가 회사의 경영실적에 도움이 되고 조직(팀)의 가치를 밝히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성과와 직접적으로 맞닿아있지 않은 스탭(지원)부서의 경우 위 초점에 따른 평가 시 불리할 수도 있고 평가제도 운영 시 분명한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평가제도는 경영실적에 기여하고 조직의 가치를 밝혀야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사평가는 "조직내의 여러 직무에 종사하고 있는 조직원 또는 관리자의 근무성적이나 능력, 업적, 태도 등을 조직체에 대한 유효성의 관점에서 정기적으로 검토, 평가하여 이들의 상대적 가치를 조직적으로 결정하고자 시행하는 제도(신인적자원관리 p.242)"로 정의할 수 있다.
위 정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면 "평가제도 이후 조직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지?", 나아가 "우리가 인사평가를 왜 하고 있는지?" 를 고민해볼 수 있다. 필자가 생각하는 평가는 회사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함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한된 자원 아래에서 회사에 최대한의 성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조직과 사람에게 고용 안정성과 높은 임금을 제공하여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고 경영실적을 이끌어내야 한다.
이번 아티클에서는 노동투입량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두 가지 접근방식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하며 HR 관점에서의 노동투입량은 "인원 수 * 임금 * 근로시간"으로 간주하고자 한다. 쉽게 설명해서 1) 회사가 특정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근로자를 채용하고 2) 기술, 자격, 경력 등을 고려한 임금을 제공하며 3) 필요한 만큼의 시간을 요청하여 소정근로 외 연장, 야간, 휴일근로가 이뤄지고 가산수당을 지급하는 과정 전체를 노동투입량으로 보고자 한다.
그럼 회사는 ① 조직을 기준으로 노동투입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② 조직 내 개별 근로자 기준으로 노동투입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를 간략히 파악할 수 있다.
필자는 ① 의 경우 마이클포터의 가치사슬모형을 차용하여 활용한다. 여러 팀의 기능을 고려하여 직군을 구분하고 아래 예시와 같이 지원활동과 본원적활동을 임의로 구분한다. 나눈 구분을 기준으로 하여 각 직군별 연도별, 분기별, 월별 노동투입량을 최소 3년 이상 추세를 확인해보면 우리 회사는 어떤 기능에 자원이 집중되고 분배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면 이 추이와 매출액, 영업이익, 인당 매출액, 인당 영업이익 등 재무 데이터를 함께 비교하여 보면 회사의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② 의 경우 ① 의 결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실시한다. 예를 들어 지난 3년간 연구에 많은 자원배분이 이뤄졌으나 신기술 개발이 미진하거나 경영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다면 연구 내 자원배분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고 투입된 인원이 적정한지? 인원별 임금이 적정하게 책정되어 있는지? 마지막으로 이들이 제공하는 근로시간이 효율적인지?에 대한 답을 찾아갈 수 있다.
앞으로 평가영역에서 위 모델을 구체적으로 설계해나가고자 하며,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블라인드에서 본 하나의 캡쳐본이고 이 캡쳐를 마지막으로 본 글을 마치고자 한다.
E.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