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다.
구석에 조용히 놓여 있지만
누군가의 손이 닿는 순간,
나는 다시 살아난다.
한 모서리씩 깎여가며
나는 너의 실수를 막아낸다.
큐 끝에 입 맞추듯 닿아
너의 의도를 공에게 전해주지.
나는 빛나지 않아도 좋다.
너의 샷이 완벽해지는 그 순간,
나의 역할은 끝났고
나의 흔적은 분말이 되어 사라진다.
가죽팁 위에 남은 나의 숨결—
그것이 공을 구르고,
그것이 회전을 부린다.
소모되어야 의미 있는 삶,
남김없이 쓰여야 가치 있는 나.
나는 초크,
너의 한 방을 위해 매 순간 녹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