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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 Mar 31. 2024

아직도 싸우는 중입니다

다시금 찾아온 우울증

'우울증 탈출 가이드'를 쓰고 2주일 정도 지났을까요? 

저는 다시 우울증과 싸우는 중입니다!


지난 일요일, 날씨가 정말 좋았습니다. 맑은 날씨만큼이나 제 기분도 매우 좋았습니다. '경조증이 아닌가' 살짝 걱정하긴 했지만 잠도 충분히 잤고, 식사도 잘 챙겨 먹었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혼자 보내긴 너무 아쉬운 주말이라 오랜만에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세 번의 거절을 당하고 마지막으로 한 친구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그 친구에게 마저 거절당한다면 오늘은 그냥 집에서 보내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1년여 만에 연락한 친구는 제게 잘 지내냐며 안부를 물었고 마침 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했으니 같이 먹자며 자신의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커피를 사들고 친구 집을 방문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편한 모습으로 맞이해 주었습니다. 1년이나 만나지 않았지만 어색함 따윈 없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서로의 근황을 물었습니다. 그날 커피를 너무 많이 마셨던 탓인지 감각이 약간 예민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친구와 대화하는 도중 손에 땀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손이 땀이 차는 증상'은 제겐 조증의 시그널과도 같은 것이라 급하게 화장실로 들어가 심호흡을 했습니다. 5분 정도 짧게 명상을 하고 나와 다시 친구와 대화를 하는데 머릿속에서 '생각'들이 떠들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와의 대화에 집중하기 어려워 비상약을 먹었습니다. 친구에게는 티 내고 싶지 않아 최대한 집중해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대화에 이 정도의 집중력을 써야 한다는 것이 참으로 억울합니다...) 약을 먹고 조금 진정이 되어 친구에게 피곤하다는 핑계로 일찍 집에 귀가했습니다. 그날부터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지긋지긋한 우. 울. 증


우선 가장 두드러진 증상은 극도로 예민해지고 짜증이 많아졌습니다. 사소한 생활 소음에도 불편감이 밀려왔습니다. 부모님의 말소리, TV소리, 고양이 울음소리, 창 밖에서 들리는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등 귀에 들리는 모든 소리가 불편했습니다. 소음도 소음이지만 작은 소음에 마저 반응하는 스스로가 너무 싫었습니다. (현재 진행형입니다.)

그리고 만사가 다 귀찮아졌습니다. CBT를 위해 작성해야 하는 기록표, 감정&감사일기, 산책등 모든 것이 다 귀찮아졌습니다.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도 어느새 사라져버렸습니다. 아르바이트를 다녀오면 침대에 누워 일어나질 않았습니다. 예약 일정에 맞춰 병원을 다녀오고 결국 약을 증량했습니다.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해서 우울증 극복에 관련된 글도 올렸는데 시기상조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저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비록 힘든 일주일을 보냈지만 내일부터 시작될 4월은 지난 3월보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기록을 살펴보면 19일 정도 긍정적인 감정 속에 지냈습니다. 4월은 딱 하루만 더 행복하게 지내보자는 목표로 다시 시작해 보겠습니다. 


저는 아직도 우울증과 싸우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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