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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 Aug 28. 2024

발표회를 참관하고

마음이 쓰인다는 건 내가 겪을 일이라서인가?

막내 아이가 뮤지컬 수업을 참여했다. 2달여 매주 금요일마다 수업에 참여해서 율동과 영어를 배웠는데 드디어 그 발표회날. 공연복도 맞추고  아이들 이름 적힌 풍선 꽃다발까지 나에게 발표회의 주인공은 아이들이었는데 1시간 30 분가량 진행된 발표회에서 내 마음에 돌을 던져준 건 40분가량 연주하신 노년팀이었다. 플루트에, 바이올린을 연주하신  어르신팀은 모두 할머니셨는데 딱 우리 엄마 또래셨다.


어떠한 악기든  악보를  보며 연주해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을 거다. 40분간 연주할 레퍼토리를 가지기 위해서 최소 1년 이상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그중 첼로를 연주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그 큰 악기를 들고 이동을 할 수 있다는 것과 연습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그렇지 못한 나의 엄마와 주변 친구들의 어머님들이 떠올라 괜히 마음이 무거워지며 가슴에 돌을 얹는 기분이었다.


저 연세에 몸 가볍게, 시간을 투자하며, 이동권을 갖추시고, 자유롭게 지내시는구나. 그분들의 건강과 시간적 여유로움, 거기에 경제적 자유로움까지 너무 부러운 한편 나의 노년은 어떤 모습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도 저런 연주하는 할머니로 늙어가고 싶다. 연주가 아니라 그 무엇이라도 내 취미생활 누리면서 건강하게 살고 싶다. 그 마음 그대로 너무도 간절하게 기도가 나오는데 무릎수술 예정에, 초기 치매 진단에, 투석까지 내 주변의 '어머님'들이 생각나서 괜스레 서러워졌다. 그분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과 더불어 간병으로 어두워지는 나와 내 친구들의 미래에 그래도.


희망이 있기를 다시 한번 아까보다 절실하게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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