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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들레 Jun 12. 2024

감자도 제 각각

남의 밭의 감자가 더 큰 것이 사실

유튜브로 농사를 배우고 있다 보니( 귀촌 5년 차) 아직 적기에 심는 것은 어려운 과제다.

며칠 차이야 그렇다 칠 수 있지만 1~2주씩 차이가 나는 농사 고수의 밭을 커닝하다 보면 매번 그 밭과 우리 밭을 비교하게 된다. 오늘도 급히 도서관 가는 길목 우리가 자주 커닝하는 고수님의 밭에는 이미 감자꽃이 피어있다.

감자꽃은 꽃이 아래방향으로 향해 달리기도 하고 그리 큰 편도 아니라서 나도 감자농사 3년 차 때에 처음 감자꽃을 보았는데 감자꽃을 떼어줘야 감자가 많이 달린다는데 꽃 자체를 3년 차에나 보았으니 나의 무지렁이 농사실력을 알려주는 여실한 증표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3년간 감자를 먹지 못했느냐 그건 또 아니라는 말씀.

꽃을 떼어주면 더 많은 감자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처럼 떼어주지 않아도 나긴 하니 몰라서도 못하고 알아도 못하는 우리는 아직 농사''은 될 수 없는 수준이다.


한편으로는 우리야 텃밭으로 이것저것 심어서 우리가 먹고 주변과 나눠먹는 수준인데 저분들은 농사를 업으로 삼아서 남들보다 더 빠르게 균일한 사이즈로 적절히 키워야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으니 우리가 대대적 업종변경을 하지 않는 이상 고수의 농사는 따라가면 가랑이만 찢어질 뿐이다.


그럼에도 그 밭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좀 더 빨리 심을걸 하고 자책하기도 하는데 그래봤자 2주쯤 지나면 우리도 감자꽃이 필 것이다. 그 집 감자만 꽃이 피는 건 아닐 거고.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데 정말 남의 감자가 더 크긴 하지만 부러워하지는 않는 것으로!

그저 내 감자에 감사하며 늦으면 늦는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맛나게 먹으면 스트레스 지수는 제로인 것으로!



옆집 더 큰 감자가 말해주는 것 - 너네는 너네대로 나는 나대로다. 감자는 감자 작아도 늦어도 감자는 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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