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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풍국 블리야 Dec 02. 2024

캐나다 소식 전하며, 잠시 쉬고 오겠습니다

12월 휴재합니다

캐나다의 가장 큰 연휴인 홀리데이 시즌(holiday season)이 어느덧 다가왔습니다. 계절을 상기시키기라도 하듯, 기온이 급격히 떨어져 겨울을 체감할 수 있었던 한 주였습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Thanksgiving, 11월 네 번째 목요일)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로 이어지는데 연중 가장 큰 할인행사가 전국적으로 열리는 시기입니다. 미국 태생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캐나다에서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은 약 20년 전부터라고 합니다. 빅세일 기회를 놓치지 않고 가족, 연인, 친구에게 줄 선물을 사는데요,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끓어오른 열기가 크리스마스와 신년으이어져 사실 지금부터 연휴 기분이 납니다.


여느 연말과 다르게 현재 캐나다는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우편공사(Canada Post) 파업이 진행 중입니다. 우편공사 노조가 72시간의 파업 노티스를 줬지만 타결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로 인해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베너핏이 은행계좌가 없거나 계좌이체 신청을 하지 않은 수급자들에게 배달되지 않았습니다. 혼란이 이어졌고, 아이들이 있는 가정과 퇴직 노년층을 경제적 궁지로 몰아넣을 수는 없으니 연방에서 제공하는 아동수당, 국민연금, 노인연금에 한해서는 예외적으로 배달이 합의되었습니다.


우편발송이 되지 않은 주정부의 장애소득지원 수표들은 여러 개의 대형박스에 담긴 채 로컬 오피스로 전달되었고, 전에 없던 비상상황을 맞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수표의 행방을 찾아 콜센터에는 전화가 쏟아지고 로컬 오피스로 사람들이 몰립니다. 코로나로 인해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아지고 누적이 되면서 한동안 오버타임(추가근무)이 있었는데, 이후 처음으로 오버타임 긴급예산이 편성되었습니다.


9시에 문을 여는 로컬 오피스에는 새벽 6시부터 찾아온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체감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날씨몇 시간을 밖에 서있는 동안 젊은 사람도 몸에 배는 한기를 피해 갈 수 없습니다. 휠체어에 앉은 채 들어온 할아버지의 양볼은 붉어져있고 콧방울 끝엔 콧물이 번진 채 얼어붙어 있습니다. 산소탱크를 밀고 코에 호스를 꽂고 들어오는 사람도 보입니다. 전기나 가스요금 고지서가 배달되지 못하니 이 틈을 타 '당장 요금 납부를 하지 않으면 전력을 중단하겠다'는 발 빠른 스캠(scam, 사기)이 등장을 했습니다. 파업을 하는 이유는 있지만 시기가 참 불편합니다.


우편공사는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의 임시해고라는 강경 카드를 내 들었는데 가만히 있을 노조가 아닙니다. 파업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으나 장기화된다면 정부 베너핏 지급의 추가 지연과 물류대란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씨 주정부는 연초가 되면 그해 직원들의 휴가계획을 올리고 미리 승인을 받는데요, 저의 휴가가 이번 주부터 시작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휴가를 가기가 편하지는 않지만, 계획대로 잠시 쉬고 오겠습니다. 휴가 후에는 크리스마스 가족 모임 등을 하며 한 해를 마무리할 계획이에요.


브런치 마을 가족 여러분. 가벼운 마음으로 마냥 즐기기에는 현실이 퍽퍽하기도 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놓치않는 연말연시 되시길 바랍니다. 다가오는 새해는 보다 나은 한 해가 되길 바라며 건강한 마음으로 2025년에 뵐게요.


Merry Christmas & Happy New Year!



단풍국에서 블리야 드립니다.





《랜딩 1년 후, 캐나다 공무원에 랜딩하다》 연재는 1월에 다시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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