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밖을 나서는데 꼬맹이가 삑삑이 신발을 신고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걸을 때마다 삑- 삑- 소리를 내면서
귀여움을 뿜뿜하는 꼬맹이를 보고 미소가 절로 나왔다.
나는 쭉 걸어가 귀요미를 등지고 코너를 돌아 걷고 있는데
뒤에서도 삑삑 소리가 나서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 순간 소리가 삑 삑 삑 삑 삑 빨라지더니 퍽! 넘어졌다.
꼬맹이가 달리다가 넘어진 것이다.
지켜보단 엄마는 놀라고
그 순간 "뿌애애애애앵!!!" 당찬 울음소리가 동네에 울려 퍼졌다.
"으애애애애애 아파아아 아파아아 으애애애앵!!"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하나의 생각이 즉각 떠올랐다.
'시끄러워'
그리고 그런 나를 알아차렸다.
그때 깨어났다.
아기한테 감정 해소 방법을 배우다
꼬맹이가 넘어져서 날카로운 소리로 목청껏 우는데
나는 순간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 찰나에 생각했다.
'아기들은 왜 저렇게 시끄럽게 우는 거지?'
그리고 그런 나를 알아차렸다.
의식적으로 생각을 더 깊게 해봤다.
아기는 우는 게 당연했다.
왜냐면 넘어져서 아팠고 놀랐을 테니까.
그때 갑자기 정신이 퍼뜩 깨어났다.
"아! 그래 저거야!"
아기가 아프다고 동네방네 소리를 지르면서 우는 모습을 보고
어른들이 바로 그 모습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아무 때나 소리 지르면서 울라는 뜻은 아니다.
내 말은 상처를 받으면 "아파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파하는 것을 멈췄다.
그보다는 괜찮은 척 연기를 시작했다.
안 아픈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괜찮은 척하면서 말이다.
나는 어렸을 때 울면
"뭘 잘했다고 울어!" 하면서 더 혼났다.
울면 '나쁜 아이'라고 교육받았다.
그러다 보니 눈물을 보이는 것을 멈췄고
아파도 안 아픈 척을 했다.
그렇게 감정을 억눌러왔다.
그리고 성인이 돼서 울음이 터진 아기를 만났을 때,
시끄럽다고 생각하며 안 좋은 시각으로 바라봤다.
바로 이런 시선들이 우리를 모두 연기자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이, 성별, 직업을 불문하고 누군가가 울면
'아 아파서 우는구나'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가 필요하다.
누가 웃고 있으면 '재밌어서 웃나 보다' 하듯이
우는 것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다 감정을 느낀다.
우리는 울고, 웃고, 화내고, 실망하고, 두려워한다.
다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감정에 대해서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삑삑이 신발의 꼬맹이처럼.
상처받으면 마음껏 아파하고
행복하면 마음껏 즐거워하자.
오늘 나는 감정 표현은 어린아이처럼 해야 한다는 걸 배웠고,
감정을 억누르는 어른들의 행동에 내가 일조하고 있었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래서 감사하다.
나의 멋진 스승님 삑삑이의 꼬맹이에게!
오늘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