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약의 당뇨 유발 의심
운동과 식단 이야기 X
2020년에 약 4개월 정도 약을 끊고 다시 먹어야 할 때 약의 용량이 두 배로 늘어났다. 3개월에 한 번씩 검사를 할 때, 어떤 때는 수치가 확 내려가고 어떤 때는 LDL 수치가 정상범위 이상 나오는 등 들쭉날쭉했다. 거기에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게 나와서 걱정이 되었다. 의사는 당뇨 유발을 일으키는 부작용보다 고지혈증 약의 효능이 크기 때문에 약을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이 약의 부작용으로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미심쩍었다. 그간 건강검진, 피검사 결과를 엑셀로 정리해 놓은 걸 유심히 봤는데 약을 먹고 있을 때 공복혈당이 정상인 경우도 있지만, 약을 먹지 않을 때 공복혈당 수치가 정상인 경우가 좀 더 많았다. 당화혈색소는 약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5.3-5.8까지 나왔다.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웠지만, 마음이 개운치는 않았다.
1년 만에 고지혈증 약을 다시 복용한 후 약 두 달 반 있다가 피검사를 했다. 당뇨 걱정이 되어 당뇨 유발이 덜 되는 약을 처방받았다. (지난 브런치 글 '이게 최선!'참조) 진료 2시간 전에 채혈하고 골다공증 검사하고 체성분 검사를 했다. 우리나라는 의료 기술이 참 잘 발달한 곳이라는 걸 실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2시간 만에 피검사 결과를 바로 볼 수 있다니. LDL수치는 역시 드라마틱하게 내려갔다. 하지만 중성지방 수치가 올랐다. 의사는 LDL을 더 내리는 게 좋으니 용량을 늘리자고 했는데 내가 거부감을 표시했다. 대신 중성지방을 낮추기 위해 오메가 3을 처방해 주었다. 고지혈증 약만 샀을 때는 3개월치를 사도 크게 비싼 줄 몰랐는데 오메가 3은 비쌌다. 의사가 처방해 주는 오메가 3은 일반적으로 먹던 영양제와는 다르다. 비린맛이 강하다. 의사가 생선을 좋아하는지 물은 이유가 있었다!. 골밀도는 다행히 좋다고 했다. 나이보다도 좋다고. 미심쩍었던 공복혈당은 역시 올라갔다. 약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 '약 때문인가?' 하는 의심을 걷어내기가 어렵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서 뇌졸중, 심근경색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정말 싫지만, 당뇨에 걸리는 일은 더 싫다. 건강염려증으로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고지혈증 약 복용과 공복혈당그러나 그 마음을 애써 가다듬고 있다. 숫자로 봐도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이제는 고지혈증 약을 일방적으로 끊을 수도 없다. 두 번의 경험으로 운동과 식이는 LDL를 낮추는데 아무 소용이 없고, 오히려 약을 끊으면 수치가 심하게 올라간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무모한 모험을 할 수 없다. 고지혈증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것,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지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당뇨는 내가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열심히 운동하고 채소와 단백질 위주로 적게 먹으면서 꾸준히 관리할 도리밖에 없다. 그 와중에 고지혈증 약을 먹어서 마음이 편안한 것 한 가지에 만족하기로 했다. 눈에 보이면 도무지 손이 가는 걸 멈출 수 없는 빵, 디저트류를 예전보다 자유롭게 먹는 것이다. 예전 의사 선생님이 “영양제처럼 생각하고 약을 먹고, 음식은 먹고 싶은 거 먹으면 된다”라고 했던 말처럼. 아! 물론, 당뇨에 걸리지 않게 적절히 먹어야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