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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리테일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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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테일 랩 Jul 23. 2024

프롤로그: 리테일에 대한 고찰

리테일 시장은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다. 유행은 빠르게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오래전 유행했던 것들이 뉴트로라는 이름으로 다시 급부상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이러한 유행에 굉장히 민감하며 새로운 것들에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곤 한다. 하지만 클릭 몇 번으로 재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과 달리, 백화점과 같은 오프라인 쇼핑몰은 이에 맞춰 매번 리뉴얼하는데 한계가 존재한다. 공사에 많인 비용이 소요될뿐더러 해당 기간 동안 영업을 못 하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오프라인 리테일은 점차 쇠퇴의 길을 걷다가 결국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이라 예상한다. 실제로 꽤 오래전부터 온라인 쇼핑몰의 지속적인 성장과 반대로 오프라인 시장은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를 기점으로 매우 가속화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거의 모든 물건들을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집에서 편히 배송받는 비대면 쇼핑이 일상이 되었다. 이에 마트와 같은 단순 소매점은 이에 직격탄을 맞으며 온라인 유통시장에 완전히 굴복하였다. 이들은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까지도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였고, 오랜 기간 운영되던 수많은 지점들이 폐점되거나 그 수순을 밟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많은 부분에서 적중하였음에도 틀린 부분도 존재하였다. 가령 더현대 서울은 코로나 시기에 그것도 하이엔드 명품 매장이 부족한 반쪽짜리 지점을 오픈한다는 우려 속에 보란 듯이 대성공을 이루었다. 오픈부터 역대급 인파가 몰리면서 메인 뉴스에 도배되었고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오프라인 리테일에 여전히 열광하는 것일까? 정답은 간단하다.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생활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고 홀로 지내게 되면 선천적으로 우울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그렇다고 해서 오프라인 리테일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아니다. 온라인 쇼핑몰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에서만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컨텐츠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처럼 좁은 통로를 따라 매장들만 빼곡하게 채워선 생존할 수 없다. 이제는 단순한 재화가 아닌 가치에 소비하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커다란 미로 속에 손님들을 방치하지 않고 ‘쇼핑이라는 행위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많은 오프라인 리테일들이 리뉴얼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내부 인테리어 공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까지 손보고 있다. 바로 브랜드이다. 많은 사람들은 생각할 것이다. ‘이름을 바꾸고 간판을 바꾸는 게 큰 의미가 있는가?’ 이에 대한 답은 간단하다. 매우 그렇다.


일례로 현대는 <더현대>를 이어 백화점과 아울렛이 결합된 <커넥트 현대>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발표하고 현대백화점 부산점 리뉴얼을 진행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신세계 역시 <스타필드>를 필두로 최근 <하우스 오브 신세계>, <스위트 파크>를 선보이는 등 새로운 컨텐츠를 발굴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다. 대형 유통 3사 중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는 롯데 역시 뒤늦게 리브랜딩에 뛰어들었다. 프리미엄 아울렛 의왕점에서 많은 인지도를 쌓은 <타임 빌라스>를 롯데백화점 수원점을 리뉴얼하며 사용하였고, 전국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사실 리테일에 대하여 거창하게 써놓았지만 소비가 일어나는 모든 곳을 의미한다. 집과 마찬가지로 우리 모두가 매일 접하는 일상적이고 친숙한 공간이다. 간식을 사러 편의점에 가기도 하고 밥을 먹으러 식당에 가기도 한다. 친구들과 예쁜 카페를 찾아다니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SNS에 올리기도 한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이러한 공간에 대해 직관적인 느낌을 넘어 깊이 고민해 본 적은 드물 것이다. ‘이렇게 접근도 어려운데 왜 유독 이곳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열광하고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을까?’


이에 일반인들은 모르는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에 숨어있는 의미들을 찾아내서 고민하고 다방면으로 소통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특히 공간과 컨텐츠가 결합되어 그 자체로써 하나의 브랜드가 되는 <공간 브랜딩>과 관련하여 대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연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리테일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욱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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