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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테일 랩 Nov 03. 2024

실내 테라스 맛집: 광화문 D타워

광화문 일대 지역은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복궁과 그 앞에 조성된 광화문 광장,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까지. 주중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곳은 수많은 대형 오피스들로 가득한 곳이기도 하다. 도심 속 업무권역이라는 뜻으로 CBD(Central Business District)로 불리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오피스는 상업시설을 주로 지하에 배치하고 지상에는 굉장히 제한적으로 배치하기 마련이다. 말 그대로 오피스가 메인이기에 로비의 위계가 상업시설에 밀리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광화문 D타워는 불문율과 같던 이러한 틀을 과감히 깼다. 로비는 과감히 지하 2층으로 내리고 지상 1층부터 5층까지를 상업시설로 조성하였다. 물론 로비가 지하 2층에 위치할 경우 지하철역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직장인 입장에선 오히려 편리하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하지만 지상에서 접근하는 사람들은 불필요하게 지하까지 내려가서 진입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변함없다. 그럼에도 오피스 로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높은 층고와 오피스의 격을 높여주는 디자인 월, 간단한 라운지 역할을 겸할 수 있는 카페가 위치한다.


그림 1. 지하 로비


지상 1층부터 5층까지는 거대한 계단식 아트리움으로 구성된 메인 상업시설 <REPLACE, 리플레이스>가 조성되었다. 각 층마다 대형 테라스가 존재하는데, 지상에서 진입하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이동하면 이러한 공간들이 자연스레 한눈에 들어온다. 쉽게 접하기 힘든 광활한 공간감으로 방문객들에게 경이로운 진입경험을 선사하여 그들의 머릿속에 오랜 기간 동안 각인시킨다.


그림 2. REPLACE 내부 모습

이곳은 대부분 F&B매장으로 구성되었으며 각각의 테라스는 이와 면한 매장에서 전유하여 식사공간으로 활용한다. 실내이지만 마치 외부와 같은 공간감으로 점심 한 끼를 먹더라도 색다른 분위기 덕분에 기분을 전환할 수 있다. 이들은 통일된 톤을 유지하면서도 각자의 브랜드 컨셉에 맞추어 개성 있는 테라스 공간을 연출하였다.


물론 이러한 형태의 공간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빈 공간이 많은 만큼 한 층에 많은 매장을 배치할 수 없기에 방문객들을 높은 층까지 끌어올려야만 한다. 이와 더불어 4층까지와는 달리 5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선 한 번 꺾어야 하는데, 메인 동선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아 첫 방문객 입장에서는 5층의 존재여부를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모든 가게가 테라스를 끼고 입점할 수는 없다. 이는 필연적으로 눈에 띄지 않는 후방에도 매장이 배치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때 중앙에 배치된 길고 거대한 에스컬레이터로 인해 방문객들의 시야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데, 이는 매장 매출과도 직결되기에 반드시 풀어야 하는 중요한 과제이다. 이는 특히 1~2층과 같이 낮은 곳에서 더욱 불거진다.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해당 층의 바닥이 점차 후퇴하여 자연스레 후방의 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는 저층부 일부 동선을 과감하게 분리함으로써 어느 정도 해소하였다. 1~2층에 대형 앵커 MD인 유니클로를 배치하고 내부가 아닌 거리에서 직접 진입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여러 층을 해당 매장에서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부에 별도의 동선을 마련하였다.


이와 더불어 바로 옆 1층에는 건물을 가로지르는 형태의 <SOHO, 소호> 거리가 조성되었다. 이곳은 조선시대 형성된 <피맛골>을 보존하는 취지에서 생겨난 곳으로, 당시 서민들을 위한 작은 주점들이 즐비하던 곳이었다. 현재는 업무권역의 특성을 반영하여 주점 대신 디저트 가게 등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소규모 매장들이 옹기종기 입점하였다. 내부는 벽과 바닥을 회색 벽돌로 마감하고 일부 테이블을 배치하여 손님들이 잠시 머물며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림 3. SOHO 거리


이렇듯 광화문 D타워는 리테일의 과감한 변신으로 직장인뿐만 아니라 많은 외부인들도 찾는 광화문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물론 개발당시 오피스보다 상업시설의 위계를 올리는 것에 대해 내부적으로도 수많은 말들이 오갔을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도 활발히 논의되는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러한 적극적인 변화의 시도가 반복되어 새로운 형태의 공간들이 다양하게 등장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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