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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일 Sep 02. 2024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것보다 귀한 것

미운 놈 떡 하나 더 주는 것보다 귀한 것     

 

  올해 그동안 활동하던 것에 비하면 활동이 더 늘었다. 노인 일자리에 경쟁이 높아 일자리에 대기자가 되었다. 청소년 강의도 한 곳에서 나이 제한을 빌미로 은근히 쉴 것을 요구했다. 그래도 섭섭하게 느낄 나를 위해 담당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강의력은 제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대기자로 선정해 강사가 문제 생기면 부탁드릴게요. 연임 서류는 메일로 접수해 주세요.” 위로의 말을 한다. 고맙다. 그래서 넘어진 김에 쉬어갈 마음으로 올해는 좀 쉬어가며 농사일에 집중하려고 했다. 그런데 오히려 활동의 폭이 더 넓어졌다. 무조건 감사하다. 나 같은 사람에게도 할 것이 남아있고 활동할 수 있어서 무조건 감사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올해 새롭게 활동하는 일은 음식점을 위주로 원산지표시를 감시하는 일과 기후변화 체험교육센터의 해설사, 그리고 예약된 몇 가지가 더 있다.

‘잘했어. 김동일 다시 도전해 보는 거야.’     

  

  음식점원산지표시는 고객을 위한 음식점 주인에게 주어진 최소한의 서비스이고 당연한 의무이다. 내가 먹는 음식의 재료가 어디서 왔는지 알고 주문하는 것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소한의 의무를 게을리하는 점주들이 아직도 있다. 물론 모든 행위에서 법을 잘 지키는 세상은 아니다. 원칙과 상식대로 이루어진다면 법과 규정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그래서 법을 제정하고 규범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가정교육이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법은 유권해석이라는 이상한 제도로 논리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불합리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교육에서 익혀지고 마음에 여물어져 있는 양심은 일관되게 바르게 판단하고 실천된다고 생각한다.

“안녕하세요. 00시에서 나왔습니다. 원산지표시 어디에 되어있을까요?”

“아 네 여기요.”

“네 확인했습니다. 잘하고 계시네요. 수산물은 사용하시나요.”

“네 일부 사용하고 냉동으로 와 냉동고에 바로 들어갑니다.”

“네 거래명세표에 표기된 거 한번 볼까요.”

“네 고맙습니다. 사업자등록증에 사장님 성함으로 되어있는지 확인했습니다. 감사의 표시로 시장 가방과 원산지표시 리플릿 드릴게요,”

“와! 좋은 거 주시네요. 고맙습니다.”

이런 대화가 정상적이다.

그런데 일부 사실 아주 일부의 점주들은 들어가면 불편한 기색이 연연하다. 왜 불편해하는지 누구라도 안다. 자신의 문제를 지적하고 확인하는 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하지만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공공의 문제다. 그리고 이익을 얻으려는 자와 소비자의 간에 당신의 권리를 잘 지키고 있다는 약속을 확인하는 절차다. 그런데 불쾌한 표정으로 대하는 사람들을 보면 난 오래 대화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 보면 실수가 나온다. 바로 선물을 주지 않고 나온다. 아니 잃어버리고 빠르게 장소를 이탈해 버린다. 가 맞는 표현일 것이다. 우리말에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적용이 안 된다. 사실 미울 때 매를 줄 수 있으면 신나게 매질을 하고픈 게 심정이다.     

  

  아내는 어린이집 조리사다. 젊어서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정치인 경제인들의 집에 찾아가 음식을 준비해 주던 출장요리사 출신이다. 그도 나이 앞에서 굴복하고 어린이와 함께 있어 마음이 젊어진다며 출근하기를 좋아한다.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열정으로 출퇴근을 하는 것으로 보아 우리는 닮았다. 부부는 늙어가면서 닮는다고 하던데 이런 점도 포함되는 건가? 그런 아내가 가끔은 투정되며 하는 말이 있다.

“어휴 그 연장 반 선생님 미운 짓만 골라서 해요. 글쎄 물컵을 가져다 슬쩍 놓고 도망간다니까요.”

“아니 혼자 밥 먹는 것도 아닌데 국을 휘 휘 젖어서 건더기만 가득 퍼 간다니까요. 공동체 생활에서 그럴 거면 집에 있지 왜 나온 데요.” 비슷한 내용의 반복이다. 그러면서 하는 말

“이제부터 국물도 없어 이런 백성들은 내가 직접 국을 떠 줄 거야.”

“반찬도 맛있는 것부터 다른 선생님 먼저 주고 맛없는 거 빼놓았다가 줄 거야.”

천사 같은 아내의 입에서 나온 진심이다.     

  

  그렇다. 우리는 미운 녀석 떡 하나 더 준다면서 말썽꾸러기를 훈계하고 더 잘 대해 주면서 역전시켜 보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자신에게 질문해 보아도 이론이지 실천은 성인군자에게 적용될 단어 같다. 그러므로 가정에서부터 어려서부터 기본부터 처음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정보와 디지털 기기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기본의 충실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이고 자녀들에게도 미운 녀석이 되어 떡을 먹을 생각 하지 말고 떡을 남에게 먼저 베풀어야겠다는 가치관을 소유하게 했으면 좋겠다. 그러므로 이런 생각들이 뭉치고 뭉쳐서 공동체의 선을 이루어내는 우리가 되고 그 속에 포함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는 어제보다 따뜻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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