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인의 도시 Dec 04. 2024

여기는 타인의 도시입니다.

어느 중독자

중독. 

독성에 의한 장애를 일으키기도 하고 , 그것 없이는 살아갈 힘이 없는 병적인 상태를 우리는 흔희 중독이라고 한다.

그에 빠진 사람들을


"중독자"라고 우리는 부른다.

중독은 정말 나쁜걸까?



어느 중독자는 바람을 탄다.


 설레이는 마음에 잠도 오지 않는다. 세팅해 둔 알람이 울리기 전, 심장은 일어날 준비로 벌써 두근거린다.

창 밖에는 여명이 서서히 밝아온다. 희미하게 밝아 오르는 오묘한 빛의 색을 보자니 또 울컥한다. 새벽 3시 즈음은 지난해 돌아가신 아빠의 기상시간이다. 올빼미족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에서 그의 기상시간은 남 달랐고 그의 취침시간도 남달랐다. 시간개념이 칼만큼 정확하고 날카로웠던 그의 DNA를 쏙 빼담은 중독자는 새벽공기의 내음에 이내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채비를 하기 시작한다.



테이블위에는 지난밤 고심하며 챙겨둔 장비들이 가지런히 놓여져있다. 분명 내가 보아왔던 바이크 타는 사람들은 뚝배기 하나에 가볍게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달리던데, 막상 이 세계로 들어와보니 준비할것들이 만만치 않게 많다.

헬멧이라고 불리는 바가지 하나쓰고 뜨거운 태양 아래 앤틱스러운 미러선글라스를 하나쓰고, 최대한 스키니하게 내 몸매를 과시할수 있는 복장으로 바람을 타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었는데 ,현실은 그러하지 못하다.



서둘러야 한다. 도로 위에서 차량들과 신경전을 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아웃사이더는 아니지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라이더들이다.

우리를 위협하려하기도 하고, 위협을 당하기도 한다.

가끔 차창 안에서 "굿" 사인을 보내거나  , "우리 같이 놀까?" 라는 사인을 전달하는 드라이버들은 라이더일 확률이 높다.



어느 중독자는 바이크를 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