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에도 추운 날아 있단다. 날만 추운 게 아니라 공기 탓만을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 인생에도 심장이 추운 날이 있어. 늘 대뇌는 냉철하게 그러나 심장은 따스하게 가 입술에 머물곤 했지. 인생에는 여러 그래프가 형성이 되고 모두들 업다운을 반복하며 때로는 롱런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겨울같이 추운 날엔 따뜻하고 향기로운 차를 마셔보면 내 속맘을 내가 알아갈 수가 있다. 난 오늘 그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혹은 행동에 남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를 아니면 난 오늘 차향이 올라오는 그 따스함에 새로운 활력과 아이디어를 떠올리는지를 알 수가 있다.
난 여러 종류의 차를 더 가지고 싶어 한다. 때로는 나름대로 블렌딩을 해보기도 하곤 하는데 가장 흥미로운 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은 역시나 새벽에 혼자 조용히 마시는 차란다. 새벽은 고요하고 차분하며 모든 것이 안정되어 있는 나의 생각을 자유롭게 해주는 아름다운 하루의 첫 시작이자 내 바이탈 리듬의 새로운 움직임의 시작이다.
나는 가끔 아주 가끔 이렇게 짧은 글을 씀으로써 차를 마시는 것과 같은 인생의 향기를 맡아본다. 세상에서 또한 맛난 향이 있는 차가 있다면 그건 각자의 생각이 조금은 다른 그러나 존중할 수 있는 그런 멋진 언어를 가진 사람들과의 인격적인 대화가 아닐까를 생각해 본다.
문득 나의 대학시절 만나 뵈었던 교수님이 생각이 난다. 순수한 지식인이셨던 모 교수님과의 차향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때로는 매일 얼굴을 맞대고 사는 그래도 그 내막을 다 알 수가 없는 사랑하는 남편과의 차가 좋다. 젊을 시절엔 이렇게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차를 마시기 어려웠다. 나와 남편의 매우 바쁘고도 바빴던 30대가 생각이 난다.
또 나는 언제나 돌아갈 곳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만들어주는 사랑하는 친정엄마와의 차도 좋아한다. 뜨거운 스팀이 향을 뿜어내고 후두로 넘어가는 그곳에 남아주는 차향이 좋아 자꾸만 차를 마시게 되는 것 같다.
친구는 어떠한가? 우리는 맘을 맞대고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간의 일들을 모두 말로 풀어내느라 대뇌의 언어영역이 그 입술이 시간을 쫓아간다. 그럿듯 우리에겐 추운 날에도 하고 싶은 나만의 이야기가 많은 것이다. 내 속에만 간직하기엔 너무 버거운 이야기들 또 같이 기뻐하리라 믿으며 자신 있게 해 보는 조금은 교만한 이야기들 속에 우정이 깊어진다.
추운 날이라도 맘은 덜 추운 건 무슨 일일까?
그윽한 차향이 아주 조금씩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