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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y Nov 19. 2024

에콰도르 CVM 엘 도라도 그린 게이샤 워시드

스페셜티 커피 에세이 시리즈 # 4



시리즈의 네 번째 커피입니다.




에콰도르 CVM 엘 도라도 그린 게이샤 워시드

(Ecuador CVM El Dorado Green Geisha Washed) 




Variety: Green Geisha



Dripper: Hario Suiren



Process: Washed



Note: Lavender / Jasmine /  Green Apple / Papaya / Mango / Fruit Jelly / Honey texture / Complexity



Information:



3m 41s

94 ℃

백산수


-


20g

pour 320g 

Ratio 1:16


-


TDS: 1.26

EY: 20.16

[21 - 31 ℃ 구간에서 최소 30회 이상 측정한 평균 값]




Grinding size(㎛): 1,037.88 - 1,038.94 ㎛




Review:



오랜만에 다루는 에콰도르 커피입니다.



CVM(ChocoVilcaMundo) 협동 조합은 2017년부터 에콰도르 남부 도시 로하(Loja)에서 세 곳의 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늘 리뷰하는 엘 도라도와 더불어 국내에서도 유명한 라 노리아, 핀카 엘리자 등 높은 수준의 커피를 생산하는 농장을 보유한 협동 조합입니다.


CVM의 커피 농장들은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을 가진 높은 고도의 산맥에 위치해있으며 많은 쉐이드 트리를 보유해 스페셜티 커피 생육에 매우 적합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 리뷰하는 엘 도라도에서는 그린 게이샤와 옐로우(브론즈) 게이샤를 비롯해 WushWush와 SL28을 재배하고 있으며, 2023년도부터 농장의 다섯 번째 품종인 시드라를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농장은 네 개의 마이크로 랏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Green Geisha Lot: 1,730 - 1,830m /  Wush Wush Lot: 1,700 - 1,760m / Yellow Geisha Lot: 1,700 - 1,750m  / SL28 Lot: 1,760 - 1,800m / Sidra Lot: 1,650 - 1,700m ] 시드라의 첫 예상 수확 시기는 2026년 8월이라고 합니다.


품종 별로 적합한 고도에 위치한 마이크로 랏을 세분화해 놓은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비교적 최근에 스페셜티 커피 사업을 시작한 농장답게 디테일에 보다 많은 신경을 쓴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좋은 커피를 섬세하게 길러내는 CVM의 세 농장은 순서대로 2023년 에콰도르 COE에서 각각 1위 8위 10위에 올랐습니다.


근 2년 동안 경험했던 백 여가지가 넘는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 가격대를 막론하고 가장 기억에 남는 커피를 떠올리라고 

한다면 개인적인 순위에 반드시 들어가는 커피가 에콰도르의 티피카 메호라도 품종입니다.


선호하는 커피 산지 3순위에도 에콰도르는 에티오피아, 페루와 더불어 항상 순위 싸움을 하는 필자의 최애 산지 중 하나입니다.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농장 명인 엘 도라도(El dorado)와 품종 명 게이샤(Geisha) 사이에 있는 그린(Green)은 생육 과정에서 관찰할 수 있는 특성을 의미합니다.


커피나무에서 새롭게 자라는 새 순의 색이 녹색이면 그린 팁, 황동색 또는 옐로우 계열이면 브론즈 팁 또는 옐로우 팁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두 가지가 다른 품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동일 품종의 단순 유전자 변이를 말하지만 일각에서는 그린 팁이 우성 유전자로서 더욱 뛰어난 향미를 가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그린 팁과 옐로우 팁은 품종을 나누는 그리 의미 있는 기준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식물의 외형적 특성을 묘사하는 표기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오늘 추출에 사용한 드리퍼는 하리오에서 출시한 스이렌입니다. 11월 첫째 주 서울 카페쇼에 참석했을 때 하리오 부스에서 구입했고 스이렌이라는 이름은 한국어로 수련 꽃을 의미합니다.


하리오의 스테디 드리퍼인 V60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여러 파츠를 조립해서 만드는 형태의 특성상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는 것이고 이름답게 수련을 연상케하는 아름다운 외형과 벽면이 없는 비교적 넓은 리브를 가지고 있습니다. (V60와 필터 호환 가능) 


추출 시, 체감되는 차이는 V60 대비 스이렌의 초반 물 빠짐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것이며, 추출 중후반으로 갈수록 이 흐름은 평이해지거나 약간 더 느려지는 느껴지는 느낌입니다.


기존의 콘(Corn) 드리퍼에 비해 넓은 범위의 리브(스이렌의 경우, 파츠가 없는 부분)를 가지고 있다는 특이점이 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미분이 리브 역할을 하는 필터 부분에 점차 퇴적되어 추출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다는 추측을 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업계에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음각 형태의 드리퍼와 구조적으로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생각을 했고 V60의 결과물과 

전반적인 인상은 비슷하나 상대적으로 캐릭터의 모서리를 둥글게 깎아낸 듯한 편안한 뉘앙스로 이끌어내는 듯했습니다.


추출된 커피는 보라색 계열의 폭발적인 플로럴 아로마를 가지고 있었고 높은 온도에서 녹색 계열 과일의 산미가 상당히 복합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복합적인 산미의 기조가 되어주는 은은한 단 맛이 매우 좋았고 이는 40-30도로 떨어지는 구간에서 잘 익은 망고, 마치 망고 젤리와 비슷한 단 맛으로 극대화되었습니다.


모든 온도 구간을 아우르는, 전반적으로 과일 쥬스의 기분 좋은 산미를 가지고 있었고 다른 산지의 게이샤 품종들과 비교했을 때 컵 캐릭터를 떠올리는데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 컵 노트의 직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에콰도르가 가진 매력적인 Green fruit 계열 노트들과 게이샤 품종이 가진 깨끗한 단 맛과 복합성을 두루 갖춘 좋은 커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관적인 평가일 수도 있겠으나 에콰도르는 개인적으로 워시드 프로세싱을 거친 커피를 생산하는 산지 중 가장 뛰어난 단 맛과 복합성을 가졌다고 생각합니다.(어쩌면 파나마보다 더)


게이샤 품종이 아니더라도 가격 면에서 큰 메리트가 있는 티피카 메호라도 품종도 에콰도르의 떼루아와 상당히좋은 시너지를 가지고 있기에 콜롬비아의 메이저 농장인 세로 아줄, 벨라 알레한드리아에서 좋은 인상을 받았던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이번 주부터 정말 겨울이 실감 나는 날씨가 되어 따뜻한 커피가 절로 생각나는 것 같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모두 행복한 커피 생활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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