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승맞게 비를 맞으면서-
벌써 운동을 못한 지 벌써 사흘째 다 돼 간다.
진짜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별 수 있나. 그런데 이틀째 되는 시점부터 내 머릿속에서는 과부하가 왔고 한계점이 와 버린 것 같다.
"운동을 너무 하고 싶다", 운동을 안 하면 뭘 할 수 있지?" 내 유일한 도피처가 사라져 버렸고 다른 대처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밖에 비가 잔뜩 쏟아지는데 무작정 우산도 없이 나가서 길을 걸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인생 목표인 마라톤 뛸 수 있을까?" , "지금 살아도 되는 게 맞나"라는 생각이 너무 들었고 계속 안 좋은 생각만 하다 보니 농담 아니라 극단적인 생각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겁쟁이인 나는 생각만 하고 실행은 옮기지 못했다 ㅋ.ㅋ.
그렇게 1시간쯤 더 걸었나? 공원에 앉아 전에 같이 일하면서 의지했던 용접사 형한테 전화를 걸었다. "지금 제가 너무 힘든 상황인데 고민 좀 들어주세요" 해서 현재 상황을 말씀드렸고 형이 많은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청승맞게 비 맞지 말고 빨리 집 들어가서 몸 잘 회복해라 " 이 말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가장 임팩트 있고 맞는 말씀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형이랑 5분 정도 더 통화 후 감사 인사드리고 집 들어와서 뜨거운 물로 샤워 후 집안 꼴을 보니 개판 5분 전이었다.
바닥에 머리카락들 잔뜩 붙어있고, 옷들 막 널브러져 있고 설거지도 잔뜩 쌓여 있었다.
진짜 사람이 이렇게까지 변할 수도 있구나 확 깨달았고, 정신 차리고 깔끔하게 집 안 청소를 2시간 정도 하니 원래 상태로 돌아왔고, 청소를 다 끝내고 깔끔한 상태를 보니 정신도 많이 회복된 것 같아진 기분이 들었고, 지금은 너무 힘들지만 그래도 주변에 나를 위해 이렇게 진심으로 말씀해 주시고 신경 써주시는 분들이 있으니 긍정적인 모습을 되찾는 노력을 해봐야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S0ePZ9Nwuu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