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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n차 Nov 10. 2024

홍천 '사랑' 마라톤 (Half)

-페이스메이커-

홍천 마라톤 D-DAY (24.11.10) 아침 일찍부터 눈이 떠졌다.(오전 4시)

춘천>홍천으로 이동도 해야 하기도 하고 20km (하프) 밖에 안돼서 긴장 안 할 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이라는 게 몸과 머리는 따로 노는 것 같다 ㅋㅋㅋ



오전 6시에 출발해서 6시 30분에 '홍전 종합 운동장' 도착했는데 대회 시작 (09:00) 한참

전이지만 일찍부터 차들이 가득 차기 시작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요동치는 배를 부여잡고 화장실과 하이파이브 하기 위해서 같이 온 형님한테

화장실 먼저 가겠다 말씀드리고 빠르게 화장실 직행!!!


화장실 다녀오고 대회장 들어가 보니 "우와" 감탄사가 나왔다.

멀리서 볼 때는 몰랐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규모가 꽤 크고 부스만 해도 20~30개 정도!

대충 스타트 라인 파악과 우리 크루 (CRC) 부스 위치 파악하고 제일 중요한

'페이스메이커' 배번 표, 기록칩, 풍선을 받기 위해서 '페이스메이커' 부스 쪽으로 뛰어갔다.



같이 온 형님과 배번 표, 기록칩은 잘 받았는데 풍선과 '레이스 페트롤' 물품 지급

받는 와중에 조금 어이가 없었다.


주최: 풍선 직접 공기 넣으시고 알아서 묶으세요

나: 네? 주최 측에서 해주시는 거 아니에요?

주최: 다른 대회에서도 각자 본인들이 하신다던데?

형님(레이스 페트롤): 그러면 무전기, 파스는 어떻게 해야 해요?

주최: 무전기는 없고요 구급 대원 연락처 핸드폰 저장하시고 파스는 그냥 들고뛰세요

형님, 나: ????? 할 말이 없네~


나중에 오신 '레이스 페트롤' 분께서 말씀해 주셨는데,

'홍천 사랑 마라톤'이 "처음이라서 아직 많이 부족해요 이해하세요" 하셔서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지" 생각하고 형님이랑 " 그래 그냥 뛰자" 하고 부스로 돌아갔다.


이번 기록칩은 신발 끈에 부착해야 하는게 규정


다른 '페이스메이커' 분들도 처음에 주최 측에서 풍선 이런 거 안 해주시니까 다들

안 달고 뛰실 줄 알고 여유롭게 몸 풀고 크루원들과 단체 사진 찍고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대회 시작(09:00) 10분 전 다들 풍선 달고 계셔서 부스로 개같이 뛰어 같다.

진짜 순간 페이스 체감상 03:00 나왔던 것 같다 ㅋㅋㅋ


다시 '페이스메이커' 부스 가보니 풍선 잔뜩 만들어 놨네?

조금 화가 났지만 "처음이니까 그럴 수 있지~" 하고 풍선 달고 스타트 라인에서 준비를 했다.


가볍게 몸 풀


내 페이스는 하프(Half) 20km를 2시간 이내 들어오게 해주면 된다.

05:30~05:40 유지해주면서 무난하게 들어오는 마실 페이스 ^^

첫 스타트에 설렘은 언제나 두근두근, 몰캉몰캉했고 "퍼지지 말고 들어오자" 생각하고 출발했다.


홍천 마라톤 대회는 업힐이 많다고 크루원들이 말씀을 많이들 해주셨다.

근데 막상 뛰어 보니 그렇게 큰 업힐도 아니고 1~2개 끝나면 바로 평지, 다운힐이라서

힘도 안 들고 진짜 너무 재미있고 경치 구경하면서 뛰었던 것 같다.



10km 지점 바로 반환점인 줄 알았는데 한 150~200m 가서 반환점이 있어서

조금 많이 당황했고 11km~15km까지는 05:20~05:30으로 빠르게 페이스를 올렸다.

업힐도 있고 반환점에서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페이스를 올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 판단.



판단은 옳았고 무난히 잘 가고 있었는데 16km 지점에서 위기가 왔었다.

핸드폰 계속 보면서 페이스 유지하고 있었는데 핸드폰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어 이거 뭐지?" 당황을 했고 다시 살펴봤는데 배터리 2%...




진짜 머리가 갑자기 지끈지끈 해지고 뇌 정지가 왔다.

"이거 어떻게 해야 하지?" "페이스메이커인데 시간 제대로 못 맞추면 개망신 민폐인데"

이때 정말 울고 싶었지만 다행히 갤럭시 워치가 작동이 되어서 멘탈 빠르게 부여잡고

지나가시는 러너분들께 "지금 혹시 몇 시간 정도 됐을까요?" 계속 여쭤보면서

조금 늦춰진 페이스 끌어올려서 대회장까지 무사히 시간 내에 도착했다.


대회장 도착했을 때 마음이 편치는 않았다.

남은 4km 시간상 무난히 들어왔지만 내가 중간에 멘탈 나가서 내 페이스를 보고

따라오셨을 러너분들이 있을 수도 있었기에 정말 죄송하고 반성을 한다.



반성과 경험치를 동시에 얻었고 어찌 됐든 대회는 끝났으니 또 제일 중요한

메달 받으러 배부처로 Go! Go!



배부처 도착했을 때 빵 봉투만 주시길래 "아 페이스메이커는 메달 안 주시는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표정 읽으셨는지 ㅋㅋㅋ " 빵하고 같이 들어있어요!"

이때 너무 웃기고 챙겨 주시는 마음에 감사했다.



올해는 춘천 마라톤 하나만 하고 아무 대회 참여 신청을 안 해서 더 기회가 없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홍천 연맹, CRC 크루 장님이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값진 시간을 보내고 온 것 같아서 행복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MjXeOAouF3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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