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행 중 고단함에 잠시 짐을 내려놓은 그대여.
해진 운동화와, 보이지도 않는 멀고 먼 목적지에
주저앉아 낙담하지 마라.
지나온 수많은 시련과 고초 속에서도 그대는
뜨거운 심장으로 떨어지는 땀과 눈물을 말렸고,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부족함이 없어
주변에 나누며 살 수 있었던 감사한 그 많은 날들은
진한 향기로 가슴에 고이남아
앞으로 그대의 고된 배낭을 밀고 받쳐주는
단단한 손길 되리니.
너 다시 무릎 털고 일어나,
그대를 기다리는 고약하고 험준한 가시밭길을 향하여
푸른 눈으로 초연히 가라.
비는 그쳤고, 땅은 여전히 질퍽거려도,
따사롭게 보드라운 햇살은 여전히 그대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