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 후 짐을 대충 푼 뒤에 긴장이 풀린 탓이었는지 금방 잠에 들었다.
하지만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금방 깨고 자는 것을 반복했다. 아마 시차도 적응하지 못한 탓도 있으리라..
한국에서도 밤낮없이 치열하게 살아오면서 그 스트레스로 인해 불면증이 있었지만, 시차 적응을 못해 잠을 못 자는 건 다른 차원의 힘듬이었다.
그렇게 자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아침에 일어나 다음날 한국에서 알아봤던 민트 모바일에 가입해서 휴대폰을 개통했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에서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것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운전면허, 또 다른 하나는 은행계좌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크레딧와 신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물론 이것만큼 중요한 게 휴대폰이었으나, 휴대폰은 금방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동안 놀러 와서 큰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정말 미국의 땅덩어리는 내 상상 그 이상으로 거대했기에 이동수단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였다.
숙소에서 근처 마켓인 타겟까지 차로 가면 최대 4분 걸리는 그곳은 도보로는 무려 30분 이상이 걸리는 곳이었다. 내 눈으로는 저기 보이는 건물이 가도 가도 줄지를 않는 신기한 곳.
당장에 이동수단이 필요했고, 면허는 추후에 따야 했기에 전기자전거나 스쿠터를 알아봤다.
스쿠터를 알아보는데 꽤나 고생했는데, 이곳에서는 스쿠터를 한국에서 흔히 전동킥보드라고 말하는 것을 스쿠터라고 말하더라.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오토바이 스쿠터는 반드시 “Motor Scooter’ 또는 ‘moped Scooter’ 이렇게 찾아봐야 하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었다.
일단 전기자전거는 유류비가 없으나 충전이 오래 걸리는 단점과 해맑다 못해 따가운 햇볕이 특징인 이곳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전기자전거는 온몸이 바짝 타들어가기 좋은 수단이었고, 스쿠터의 경우는 이동거리는 웬만하면 로컬도로로 커버가 가능했지만 속도가 느린 것이 단점이었다.
며칠간 열심히 아마존, 월마트, 오퍼업(미국버전 당근)을 검색한 끝에 나의 선택은 스쿠터였다.
한국처럼 50cc 이하의 스쿠터는 면허가 필요 없다는 이야기가 정설이었고, 금액대가 중고로 구매했을 때 전기자전거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거래가 나에게 얼마나 큰 반전의 이야기를 가져다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