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6월 18일 오후 2시쯤 LA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친구 A 덕택에 6번 정도 로스앤젤레스에 놀러 왔었지만, 오늘만큼은 나의 마음가짐도, 주변의 공기도 너무나 낯설게 느껴진다.
이 길을 따라가면 그 악명 높다는 LA국제공항의 입국심사대로 가게 된다.
이전에 여행 왔을 때, 이 안내판을 보고 설레었다면 오늘은 숨이 턱턱 막히게 다가오는 기분이랄까..?
성조기가 보이는 이곳을 통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근엄한 표정의 입국심사관들이 도착한 사람들을 맞이한다.
어색한 공기와 침묵이 이 줄을 통해 느껴진다. 간간이 들리는 공항 직원들의 안내와 입국심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아우성은 알 수 없는 긴장감을 더욱 증폭시킨다.
개인적으로는 입국심사에서 과거 여권사진이 험상(?)궃다는 이유만으로 Secondary Room에 끌려간 적이 2번 정도 있어 더욱 긴장이 되었다.
줄을 서서 한 30분이 지났을까? 심사관이 손짓을 하며 나를 부른다.
“온 목적은?”
“얼마나 있을 거야?”
“어디서 지내?”
“여권이랑 서류 줘봐”
“오 한국인이야? 나 BTS의 빅팬이야”
“긴장 풀고 여기에 손가락 찍어”
어색한 공기 속에 나는 어색한 미소와 함께 입국 심사관의 지시에 맞춰 모든 질문에 답하며 행동했다. BTS의 빅팬이라는 스몰토크에는 나도 얘네 노래 좋아한다고 특히 ‘Answer : Love Myself’라는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꼭 들어보겠단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니 이미 우리의 짐은 나와서 짐 찾는 곳에서 돌고 있었다.
캐리어를 찾아 가지고 공항밖으로 나오니 친구 A의 소개로 알게 된 K형님이 공항으로 마중 나오셨다.
미국 오기 2달 전에 한국에 출장을 와서 하루정도 안내하며 축구 보고 했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이렇게 다시 뵈니 반가웠다.
형님께서 보자마자 한마디 외치신다.
“Welcome to U.S”
나의 2024년 6월 18일은 여전히 길었다.
구름 없는 푸른 하늘은 경직된 나의 긴장된 마음을 조금 풀어주는데 충분했다.
로스앤젤레스는 흔히 Greater Los Angeles라 하여 로스앤젤레스와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주변 대도시권을 형성한다는 설명과 함께 내가 살 곳인 라 하브라라는 도시로 향했다.
참고로 미국의 도시단위는 우리나라와 조금 다른데 주->카운티->시로 나뉜다. 로스앤젤레스는 LA County와 Orange County로 나뉘는데 내가 사는 지역은 Orange County에 속하는 곳이었다.
중간에 잠시 식당에 들러 미국에서 첫끼인 월남국수를 먹고 잠시 머물 거처에 도착해서 짐을 푼다.
눕자마자 여러 가지 생각들이 또다시 머리를 스친다.
일단 오늘은 쉬고 내일부터 다시 생각하고 움직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