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침햇살영 Dec 28. 2024

20  작은 아픔이 깨우는 큰 마음

                  아픔 속에서 공감의 마음을 배우다


몸이 불덩이처럼 뜨겁고 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속이 니글거리고 구토는 쓴 물만 나온다. 며칠째 독감으로 힘겹게 지내고 있다.

평소엔 바쁘게 지나쳤던 하루가 이젠 무겁고 길게 느껴진다

병원에 다녀와 주사와 약으로 겨우 쉬고 있는 지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아프고 힘들다면 더 큰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오늘은 몸이 조금씩 나아지는 듯하여  브런치에서 몇 편의 글을 읽었다. 그중 두 편의 이야기

하나는 28살의 젊은 아가씨가 암 투병 중에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내며 삶의 연민과 희망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였고, 다른 하나는 남자친구의 암 투병을 5년 동안 옆에서 극진히 간호했지만 결국 하늘나라로 

보냈다는 가슴 아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였다.

이 글을 읽으며 나는 멈출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젊은 나이에 겪었을 그들의 고통 몸의 아픔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얼마나 깊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 14년 전 뉴스로 접했던 ㅇㅇㅇ 씨가 

떠올랐다. 그녀는 한때 '행복 전도사'라는 이름으로

희망과 행복을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다.


"밥은 굶어도 희망은 굶지 마라"는 메시지로

책을 쓰고 강연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했던 그녀. 하지만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라는 질병의 통증을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독감으로 몸의 균형을 잃고 참기 힘든 두통과 구토로 고통을 겪으며, 더 큰 병으로 치료받고 

있는 사람들이 느낄 통증의 무게를 조금은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독감 정도로 뭐 그렇게까지 과장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번 감기를 앓으며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극심한 고통이었으면 그 고통이 삶의 모든 빛을 가리며 끝내 자신을 사라지게 

만들었을까? 그녀의 미소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엄청난 고통이 숨어 있었을 것이다.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의 고통은 그 사람만의 무게로 다가오기에 그 깊이를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그녀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내가 느낀 것은 분명하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온전히 알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아픔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깊이 귀 기울이고 공감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깨달았다. 건강은 단지 몸의 상태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더 빛나게 만들어주는 가장 기본적인 토대라는 것을.


아픔은 지나간 뒤에야 그 가치를 알게 되는 법이다.

그리고 오늘의 작은 아픔은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이해하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게 할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이 순간조차도 아프지만 나에게는 의미 있고 감사함이 가득한 시간이다.

이렇게 한 해를 보내는 끝자락에서 나는 내가 받은 모든 축복과 배움에 감사하며

다가올 새해를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맞이할 준비를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