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 나는 사람들과 만나면서 에너지를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거의 20대 후반까지는 그렇게 생각해 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의 충전 시간은 사람들과 보내는 시간이 아닌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됐다. 언제부터 일까?
20대 때는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랐다. 하루종일 누워서 휴대폰을 보고 있거나 이상하게 헛헛한 마음이 들 때면 편의점으로 가 와인 한 병을 샀다. 그리곤 영화를 보면서 와인 한 병을 혼자 다 마시기도 했다. 때로는 함께 시간을 보낼 친구들을 찾아 연락하기도 했다. 그러고 나서는 어김없이 시간을 의미 없이 보냈다는 생각을 하며 현타가 왔다.
이랬던 내가 지금은 혼자 보내는 시간이 바쁘고, 소중하고, 재미있어졌다. 그리고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의 생각이 바뀐 이유는 여러 가지다. 나이가 들고 결혼을 하면서 환경이 바뀌었고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나'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나를 더 소중하게 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나에게 인생의 목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취업을 한 후에 딱히 목표가 없었던 나에게 인생의 목표가 생기고 난 후 나는 혼자 만의 시간을 잘 보내기 사작했다. 나의 인생의 목표는 '내가 사랑하는 일을 하며 사는 것'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혼자 고민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시간이 꼭 필요했다. 내가 어떤 일을 사랑하는지 고민해야 했고 그것을 알았을 때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해야 했고 그 계획에 따른 실천을 해야 했다. 그런 것들을 하면서 나는 즐거움을 느끼고 충전되고 있음을 느낀다.
'혼자의 시간'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쩌면 자신을 아직 잘 몰라서 그런 것 일 수 있다. 사실 나처럼 누구보다 그 시간을 좋아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물론 이것을 알기까지 나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갑자기 하늘에서 계시가 내려온 것처럼 띠용 하고 생각의 전환이 된 것도 아니다. 이것 또한 노력이었다.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 후 그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수없이 고민했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쓰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궁금해졌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혼자의 시간이 생길 때면 그냥 누워있고 싶은 마음, 술 마시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몸을 일으켜 카페로 갔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알게 됐다.
나 자신을 알아 가는 것조차 그냥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면 '에휴, 세상 쉬운 게 하나도 없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앞으로 몇십 년을 계속 함께 살아가야 하는 나인데 조금 더 나와 잘 지내면서 잘 살아가려면 혼자만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