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는 40명, 교통비는 10만 원...
고향에는 내 집이 있고, 서울에는 일자리가 있다. 집과 일, 이 둘을 동시에 갖기란 어렵다.
나는 지금 엄마와 함께 살고, 강아지 봄이와 함께 산다. 집도 있고, 사람도 있고, 반려견도 있는데 ‘일’만 없다.
이곳엔 좋은 공기와 풍경이 있지만 커리어는 없다. 통장은 슬림해지고, 서울은 계속해서 나를 호출한다.
하지만 서울은 내게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
서울은 이력서를 넣을 곳이 많다는 것뿐이지, 취업을 보장해주는 곳이 아니다.
서울이냐 아니냐, 나는 이 선택지를 내가 지원할 회사와 나눠 갖기로 하고
이력서 ‘자소서’란에 지원동기와 포부 등을 쓴 후 다음의 몇 줄을 추가했다.
근무 형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협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1안 (우선 선호): 재택근무 기반 지방 거주 → 희망 연봉 ****만원
2안: 회사 출퇴근 1개월 후 재택 병행 → 희망 연봉 ****만원
3안: 서울 상주 정규직 상근 → 희망 연봉 ****만원
써놓고 보니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냥도 안 불러주는데 이렇게 써도 되는 걸까?’
‘이렇게 되면 면접 기회마저 영영 잃어버리는 게 아닐까?’
그럼에도 나는 각 안 별로 희망 연봉까지 기재된 자소서를 두 군데 회사에 넣었다.
딱 두 군데 넣었는데, 놀랍게도 두 군데 다 면접 보러 오라는 연락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