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막 일곱 번 째 이야기
나를 괴롭혔던 선임은 인사팀 팀장으로 발령받았다.
문제는 내가 맡고 있던 업무가 인사팀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결국 그녀와의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이미 내가 병가 가기 전 보낸 메일로 인해 그는 나에게 분노하고 있었다.
그 분노는 갈린 이처럼 날카롭게 벼려져 있었다.
나의 사소한 실수조차 그에게는 늘 트집의 근거가 되었다.
공황장애와 우울증, 수면장애가 겹치면서 내 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고, 집중력은 예전 같지 않았다.
그 탓에 업무 중 작은 실수들이 잦아졌고, 그는 그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결재문 오타를 수정하면 ‘문서 위조’라며 몰아세우며 작은 문제 하나도 빠짐없이 윗선에 보고했다.
다른 담당자들과 함께 하는 업무에서 문제가 생기면, 이유가 무엇이든 결국 책임은 늘 내 몫으로 돌아왔다.
그런 날들이 반복되자, 가라앉아 있던 공황 증상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공황장애로 너무 힘든 시간을 겪었던 나는,
제발 다시 그때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랐다.
나는 실장에게 부탁했다.
“그와 무관한 부서로 옮겨주세요.”
실장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며칠 뒤, 실장은 태도를 바꿨다.
“근거 없이 부서 이동은 어려워요. 고충처리 신고를 하시죠.”
나는 살아남아야 했다.
또복이를 지켜야 했기 때문에,
무너질 수 없었다.
결국 나는 결심했다.
그동안 감춰두었던 진실을 꺼내기로.
그렇게 나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