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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남긴 여백

감성멘토의 생각한 대로 , 있는 그대로

by 감성멘토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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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늘 우리의 발걸음을 붙잡는 존재이다.
맑은 날에는 아무렇지 않게 내디뎠던 길도, 빗방울이 흩날리면 순간 머뭇거리게 된다. 오늘 아침도 그러하였다. 골프 연습을 갈까 말까, 창밖의 비를 바라보며 마음이 흔들렸다. 개었다가 다시 내리는, 다소 변덕스러운 하늘은 나를 시험하는 듯 보였다.


결국 우산을 들고 길을 나섰다.
연습장에 들어서자 놀라운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늘 붐비던 자리가 고요히 비어 있었던 것이다. 텅 빈 공간은 낯설었지만, 동시에 호사스러운 선물 같았다. 공을 치는 소리만이 공기 속에 울려 퍼졌다. 그 단순한 울림조차 깊은 음악처럼 다가왔다. 비가 준 의외의 여백이었다.


연습을 마치고는 늦은 점심을 위해 식당을 찾았다. 그러나 익숙한 길에서 잠시 방향을 잘못 잡았다. 작은 불편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순간은 뜻밖의 발견으로 이어졌다. 크지 않은 간판,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외관. 그러나 안으로 들어서자 음식은 놀라울 만큼 따뜻했고, 한 끼의 정성이 온전히 담겨 있었다. 길을 잘못 든 덕분에 얻은 또 하나의 횡재였다.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비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다면, 텅 빈 연습장에서의 고요한 여유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길을 잘못 들지 않았다면, 그 소박한 식당의 따스한 맛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삶이 반드시 계획대로 흘러야만 좋은 것은 아니다.
때로는 예기치 않은 우연이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다.
비가 내렸다가 개이고, 길을 잘못 들어섰다가 보물을 발견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오늘의 작은 횡재는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였다.
“망설임을 넘어서면, 뜻밖의 선물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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