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 REPORT EP7. MBC 현유석 PD
여러분은 요즘 어떤 콘텐츠를 즐겨 보시나요?
영화? 드라마? 유튜브? 숏츠? 틱톡?
10년 전만 하더라도 1시간 남짓의 영상 콘텐츠를 보는 게 익숙했던 우리는
이제 1분 내외의 숏츠에 허우적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콘텐츠 제작자로서 AND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느라 혼란을 겪곤 합니다.
많은 스타터들도 저희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상사가 알려주는 '기존의 상식'과 '새로운 상식'에 함께 적응하느라
혼란스러울 스타터를 위해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은 일잘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MBC에서 콘텐츠 전략 PD로 일하고 있는 현유석입니다.
예전으로 치면 편성팀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A. 제가 했던 프로그램 중에 가장 유명한 건 아무래도 피의 게임일 것 같아요.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1>, <피의 게임2>를 제작했고,
딩고 프리스타일, 돌고래유괴단과 함께 <주X말의 영화> 라는 프로그램도 제작했습니다.
제가 아무래도 다른 피디님들이나
연차에 비해서 굉장히 다양한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주X말의 영화>는 유튜브 콘텐츠이고, <피의 게임>같은 경우는 웨*브 오리지널 프로그램이거든요.
유튜브부터 OTT까지 폭넓은 형태의 콘텐츠를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A. 다양한 포맷의 콘텐츠를 제작해오면서, 그리고 최근 유행하는 콘텐츠들을 보면서
기존의 스토리 문법이 사라졌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기존에는 스토리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예를 들면 이전에는 아래와 같은 문법이 존재한다고 생각했어요.
기승전결
대중적이어야 한다
새로워야 한다
하지만 더 이상 이런 것들이 정답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정답이 사라진 시대라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스토리 혁명' 이라는 책도 쓰게 됐습니다.
유튜브를 제작하는 AND로서도 매우 공감되는 말이었습니다.
콘텐츠의 형태가 워낙 다양해지고, 과거와는 다른 형태로 소비하다보니
'뉴미디어는 참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해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존의 스토리 문법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어떤 새로운 문법이 자리잡게 된 것인지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A. '기승전결'이 사라졌다는 것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볼게요.
저희가 흔히들 '체리피커'라고 하죠.
<체리피커>
'케이크 위에 얹어져 있는 체리만 집어먹는 행위'라는 뜻으로, 어떤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중 인기 있는 특정 요소만을 골라 경제적으로 취하려는 소비 현상을 비유하는 용어
자신이 원하는 것만 뽑아먹는다는 의미인데,
사실 요즘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들은 모두 체리피커라고 생각하거든요.
너무나 다양한 콘텐츠들이 있고,
재미없으면 바로 다른 콘텐츠로 스킵해버리면 되는 시대니까요.
이런 환경을 고려해봤을 때 저희는
가장 재미있는 걸
제일 먼저 보여줘야 한다
고 생각했어요.
즉, 체리피커에게는 체리를 먼저 주라는 거죠.
A. <피의 게임2>에서 오프닝을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보통 일반인 출연자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보면
그게 연애 프로그램이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든
보통은 한 명씩 등장하고 어색하게 인사를 하면서 시작해요.
<피의 게임1>만 해도 그랬죠.
이게 출연자 한 명 한 명을 소개하고 각인시키는 데에는 좋은데
<피의 게임2>에서는 이런 방식과 조금 차별화하고 싶었어요.
더 이상 시청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지 않거든요.
<피의 게임2> 같은 경우에는
10명의 참가자들이 눈을 가리고 손발을 묶고 시작을 해요.
그러고나서 바로 탈락 미션을 진행하거든요.
처음에 봤을 때 비주얼적으로
'이게 뭐지? 재밌겠다!'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자극을 빡! 주고,
시청자들이 바로 몰입할 수 있게 하는 데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AND는 현유석 PD님이 집필하신'스토리 혁명'을 정독해보았는데요.
인터뷰에서 말씀해주신 것 외에도
기존의 스토리 문법이 파괴되었다는 다양한 사례들이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AND는 스타터를 타겟으로 하다보니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많은 사회초년생들이 상사와 의견이 달라서,
혹은 상사의 의견이 납득되지 않아서 힘들어하곤 하는데요.
새로운 문법에 익숙한 스타터가
'기존의 문법'에 익숙한 상사와 겪을 갈등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이럴 때에 스타터들이
상사의 피드백을 올드하다고 생각하고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좋은 피드백도
놓칠 수가 있거든요.
기존의 문법에 익숙한 시니어들도,
기존의 문법을 잘 모르고 있는 스타터들도
모두 유연함을 갖고 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A. 저는 유연함이 자신의 아집이나 고집에 빠지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집이라는 게
내가 너무 많이 알 때 빠지곤 하지만
내가 너무 모를 때 빠지기도 쉽거든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귀를 열고 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해킹' '팁'을 찾아 헤매곤 합니다.
하지만 그런 방법론 하나가 절대적으로 통하지 않은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오늘 현유석 PD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 가지 틀에 갇히지 않고 '유연하게' 일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현유석 PD님의 자세한 이야기는 AND 채널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던 사례와 스토리 혁명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으니
꼭 함께 시청해주세요!
↓ ACE REPORT 영상 보러 가기 ↓
https://www.youtube.com/@AND_studio
AND STUDIO 한승아 Creative Produc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