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소설책을 읽게 되었다. 소설책은 읽지 말자의 주의는 아니었지만, 관심 가는 책이 있어서 먼저 읽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 “이방인”은 일인칭 시점의 무미건조하고 담백한 느낌의 서술을 하고 있었다. 카뮈의 소설을 처음 접하였기에 모든 소설이 다 이럴까 싶었지만 어떤 이의 말에 의하면 그의 모든 소설이 결이 다 다르다고 했다.
명문장으로 알려진 소설의 첫 문장은 어머니의 죽음에 관해 서술한다. 그렇게 말하는 주인공 뫼르소는 상당히 건조한 사람이다. 어머니의 죽음에 대하여 슬프지만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의 일상을 지키는 사람이다.
소설에서는 1부와 2부가 각각 나뉜다. 1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의 일상을 보여준다. 2부에서는 그가 우발적으로 아랍인을 권총으로 쏜 후 감방에 갇혀있으면서 벌어지는 일에 관하여 서술한다.
1부와 2부는 각각의 느낌이 너무 다르다. 일상과 감옥의 서술이 당연히 그렇겠지만, 2부의 내용에서는 어쩐지 그 시대의 불합리함에 대해 진술하는 듯하다. 배심원들이나 증인들의 이야기를 하는 측면이나 검사나 판사의 행동 역시 너무나 고정관념적으로 나쁜 이미지를 줄 수 있는 것으로 묘사한다.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의 “이방인”을 다 읽고 나니, 뒷부분에는 책의 해석이나 작가의 서문, 작가가 다른 이에게 보낸 편지글이 있었다. 그중, 인상 깊은 문장은 이것이었다.
“우리 사회에서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사형 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그래서 뫼르소가 2부 마지막에서 울분을 토하는 것 역시 이해가 간다. 그래서 책 제목의 이방인이 뫼르소를 뜻한다고 볼 수도 있다. 모든 이들이 눈물을 흘린다고 눈물을 흘리지 않는 그에게 유죄를 줄 수는 없다. 그의 울분, 눈물을 흘리지 않고 단지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그에게 너무나 큰 사형 선고를 내리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물론 아랍인을 죽인 것은 잘못이 큰 행동이다.
책의 해석을 하는 이는 카뮈는 가장 적게 말하면서도 가장 많은 것을 암시하는 작가라고 말한다. 나 역시 그것에 동의한다. 또한 그의 작품 세계는 죽음을 떼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것에 대해서도 좀 더 알아보고 싶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그의 다른 작품 역시 읽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