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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완벽한 동반자를 만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by 다큐와 삶

[리뷰] 영화 머티리얼리스트


완벽한 동반자를 만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셀린 송 감독이 만든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 두 남녀의 과거 이야기만큼이나 현재의 상황에서 달라진 환경과 그들의 행동은 무척 흥미로웠다.


이번 머티리얼리스트는 물질주의자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조건이 맞는 사람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하게 만들어 주는 결혼정보회사 직원인 여자 주인공 루시, 연극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연극을 하는 남자 존, 그리고 결혼정보회사에서 모든 조건이 좋은 유니콘이라 불릴만한 남자 해리까지.


루시는 해리의 모든 조건이 좋다는 것을 듣고 자신과 맞지 않음을 알면서도 만남을 시작한다. 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부자 해리를 만나면서도, 그녀는 자신이 가진 직업에 위기를 맞는다. 자신이 매칭한 커플 중에 한 남자가 데이트 도중 성폭력을 저지른 것이다. 루시는 너무나 충격을 받고 여자를 찾아가지만, 여자는 그녀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면서 화를 낸다.


그렇게 직업적으로 조건을 맞춰 사람을 매칭하던 그녀는 자신의 상황 역시 되돌아보기 시작한다. 해리와 잘 만나고 있었지만, 힘든 상황에서는 존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힘듦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해리가 키 크는 수술을 한 것을 알게 되고, 루시는 그에게 자신과는 맞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말한다. 해리는 수술 때문이냐고 물어보지만, 그녀는 아니라고 말하며 아이슬란드를 같이 가려고 했던 여행 계획을 취소하고 해리와 헤어진다. 그러고는 존에게 연락하고 하루를 재미나게 보내던 중, 성폭력을 당했던 고객이 다시 전화해서 지금 위험하다고 말하자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그녀를 도와준다.


이제 루시와 존, 그들은 서로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조건보다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음을 깨닫고 다시 만난다.


이 영화는 루시의 사랑 찾기와도 같다. 물질적으로 나이, 체형, 인종, 직업, 가정환경, 매력까지 하나하나 고객에게 매칭했다. 자신도 그렇게 사람을 보던 그녀는 하나의 사건과 사람을 통해 자신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의문을 가지며 찾기 시작한다.


영화의 말미에 회사에 지점장을 맡을 기회가 주어지지만, 그녀는 고민한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녀 곁에 존이 있고 존은 그녀에게 청혼한다. 그리고 영화의 처음처럼 태초에 하나의 커플이 무엇을 가지고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는지 의문을 가진 장면이 나온다. 사랑이냐 물질이냐, 설득력은 조금 부족하지만 한 번쯤 질문해 볼만한 물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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