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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돈룩업

6개월 후에 지구가 멸망한다면?

by 다큐와 삶

[리뷰] 영화 돈룩업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위를 보지 마라,라는 해석의 영화 돈룩업은 제작이 된 지 꽤 된 영화이다. 2021년도 넷플릭스와 몇몇 극장에서 상영하게 되었는데, 그때는 내가 넷플릭스 회원도 아니었고 한창 바빴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왜 현재와 맞닿아 있는 것일까? 블랙코미디이지만 왜 그냥 웃을 수 없었던 걸까? 영화를 다 본 지금, 몇 개의 질문이 계속 머리에 맴돈다.


영화의 시작은 무미건조하게 천문학자 박사 수료생과 교수의 일상을 보여준다.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수치화하는 작업을 하던 중, 그들은 지구로 날아오는 혜성을 발견한다. 거의 9km 길이 정도인데, 그 정도면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거기서 끝이 아니다. 이렇게 긴박하게 6개월 반 정도의 전 지구적인 재난이 일어나기 전, 대통령과 그 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게 쉽지 않다. 더군다나 알려진 후에도, 일반 사람들은 혜성이 오지 않는다고 믿고, 또 눈에 보이고 나서야 그들의 믿음이 산산조각이 남에도 불구하고 다른 여지를 남긴다. 그 혜성에 이익이 되는 광물이 있으니 그대로 충돌시키지 않고 몇 개의 조각으로 나누어 지구로 추락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 조각을 나눈다는 계획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게 혜성은 지구를 향해 돌진하고, 부자와 기득권층에 속한 인사들은 냉동되어 우주선에 탑승한다. 그리고 혜성을 발견했던 대학원생과 교수, 사람들에게 의견 피력했던 이들이 모여 마지막 만찬을 나눈다. 흡사 최후의 만찬과도 같은 그 장면에서 블랙코미디라기보다는 진정한 현실 세계를 보여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에서는 아비규환으로 사람들이 약탈과 불을 지르는 장면이 나오고 어떤 방송인들은 코가 비뚤어지게 술을 마신다.


우리는 멸망에 대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살다 보면, 버티다 보면 그러한 멸망 역시 이길 수 있을까? 그러나 최선을 다해 멸망이 아닌, 상생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전히 부와 정보력은 편차가 높게 사람들에게 나누어져 있기는 하지만.


또한 현재의 극우 세력과 영화 속 돈룩업을 외치는 이들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여전히 SNS를 통해 말도 안 되는 유언비어가 넘쳐나고, 과학적으로 증명되거나 가치 증명이 완료된 것에 대해 의심하고 시위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가치를 위해 사람들이 토론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극우 세력이 자신들의 존재 증명을 위해 사람들을 선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위를 올려다보지 마라, 올려다봐야 한다고 하며 나뉜 사람들이 영화 속에만 있지 않고 현실 세계에도 무수히 존재한다고. 그러나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서로에게 서로가 필요하듯, 올바름을 위한 질문이 필요하며 설사 나의 의견이 그에 다를지라도 수용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은 꼭 올려다봐야만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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