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시린 바람은 우리 품에 스며들어 몸을 떨리게 한다.
무엇이든 마지막은 이렇게 시리고 쓸쓸한 법이다.
거리에는 새로운 한 해를 축복하는 이들로 가득하다.
몇몇은 팔짱을 끼고, 환한 조명 아래서 거리를 나돈다.
한 번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만일 올해가 마지막이라면?
그러니까 12월이 끝나면, 모든 게 끝이라면 어떨 것인가?
아마 세상은 더 쓸쓸하고 시려워지려나.
아니면, 그때도 사람들은 오지도 않을 내년을 축복하려나.
누구나 노인이 된다.
그리고 세월은 되돌아보면 지극히 빠르다.
70년의 세월이 고작 몇 년 정도로 느껴진다.
수많은 일들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나면,
남는 것은 겨우 고통과 상처와 희미한 추억과 고독뿐이다.
연말 송년회, 백발의 노인들과 한 술자리에서
나는 70세의 젊은이들을 보았다.
한 가족의 아버지이자,
사회 발전의 주역이자,
꿈꾸고 사랑했던
젊은이들을 보았다.
그들이 추는 엉망진창인 춤들?
관심 없고 지루한 옛날 이야기들?
오십 년은 더 된 듣도 보도 못한 촌스러운 노래들?
나는 그날, 그곳에서 아이처럼 해맑게 웃는 한 아이를 보았다.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한 청년을 보았다.
7살의 소년, 스무 살의 청년, 그리고 70세의 노인.
대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우리는 왜 이해할 수 없을까?
언젠가 우리는 모두 소년이었고,
청년이 되고,
반드시 노인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왜 노인은커녕, 아이의 마음조차 이해하지 못할까?
무엇이 우리의 눈을 가리나?
다른 시대가? 취향이? 상식이?
당신이 그들을 바라보는,
그대의 뼈에 새겨진 그 저주가
우리의 눈을 멀게 만들고 철저히 고립시킨다.
핑계 대지 말라!
그대는 이해하고 싶지 않을 뿐이다.
아! 언젠가 우리 모두 그 벽을 넘어 서로의 모습을 바라볼 때,
세상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워질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