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을 퇴사하는 사람들
특정 기업 혹은 기관에 속하지 않은 프리랜서들의 협업으로 규모가 크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까? 비즈니스의 시작과 프로덕트의 완성 그리고 운영과 유지까지 프리랜서들의 협업으로도 가능할 수 있을까?
협업 공간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협업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즉 플랫폼이 협업 공간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협업방식, 경력기회, 경력성장 등 커리어 생태계도 변하고 있다.
여러 플랫폼 서비스의 도움으로 학교, 회사, 종교 아니어도 레버리지를 위한 커뮤니티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자신의 역량/경험을 웹 상에 공유하고 내 콘텐츠를 수익화할 기회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점점 고도화되면서 초기 프로덕트 개발에 필요한 코스트도 점점 줄어든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생산요소로 경제활동을 하게 된다. 제조업과 달리 생산을 위해 대규모 자본, 인프라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 스튜디오 단위의 비즈니스 활동이 쉬워진다.
정보를 생산요소로 하기 위한 협업 방식은 대체로 비슷하다. 뇌가 좋아하는 것들이 협업의 코드가 된다.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과 피드백, 주도성의 발휘, 기록을 통한 공개공유와 크레딧 등이다. 소속에 상관없이 업계 자체가 협업 코드를 어느 정도 공유하기 때문에 빠르게 리소스가 집적될 수 있고, 이직할 때도 적응 코스트가 줄어든다.
과거에 에이전트 활동은 주로 업계에서 탑으로 불리는 레퓨테이션을 쌓은 소수 혹은 컬설팅 회사들의 시장이었지만, 업계의 최고 전문가 집단이 아니어도 지금은 하나의 회사 소속으로 종사하는 다수가 플랫폼을 통해 경제활동을 위한 더 많은 기회를 만나고 여러 회사를 상대로 즉 직장이 아닌 직업을 중심으로 일하게 될 것이다.
당장 현재 정규직 근무자들도 장기근속이 아닌 단기근속 기반으로 커리어 사이클이 변화하고 있다.
- IT업계에서 회사를 부서처럼 왔다갔다 이직하는 경우는 종종 볼 수 있다.
- 승진의 중요성은 점점 낮아진다.
- 업계에서 크레딧이 명확한 직무는 연차와 상관없이 스포츠선수처럼 이직한다.
- 인사/협업의 인하우스 영역도 서비스화 되고 있다. 즉 업무환경, 협업의 표준들이 생긴다.
- 같은 협업 플랫폼을 쓰는 회사들은 대체로 일하는방식도 비슷하다. 이직 코스트는 점점 낮아진다.
장기 근속에 기반을 둔 경험보다는 단기근속, 단기 협업 기반으로 종사하고 커리어를 쌓아가는 개인들이 앞으로 점점 더 더 많아질 것이다. 이미 ICT업계의 사람들 중에 장기근속을 전제로 회사 생활을 하고 커리어를 쌓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고용시장에 큰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생각한다.
비즈니스의 사이클은 점점 짧아지고, 시장의 취향은 점점 세분화되며, 세상이 변하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한 분야의 스킬셋을 오랜 기간 영입하는 비용 효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한 회사에서 장기 근속으로 커리어와 경제활동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렇게 비즈니스 사이클과 고용 기간의 괴리도 심해지고 있다. 기업은 내부 직원뿐만 아니라 외부 인재와도 필요하면 직고용 없이 유연하게 팀워크를 만들어 프로젝트 진행을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사회적으로도 인재들이 같은 시간 동안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나지 못하고 한 회사의 책상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점점 더 코스트가 될 것이다.
이 변화를 따라가기 위한 협업코드와 문화가 업계 수준으로 정착되고 협업/생산 플랫폼이 고도화되면, 새로운 고용 생태계가 등장하게 될 것이다. 회사와 기관이 아닌 플랫폼 중심으로 협업하고 커리어를 쌓아가게 될 것이다.
인사담당자들은 앞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복잡한 고용환경을 마주해야 한다.
- 특정 회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팀
- 특정 회사 임직원과 프리랜서로 구성된 팀
- 프리랜서로만 구성된 팀
이 맥락에서 HR 영역에서의 제도, 정책, 협업코드, 협업플랫폼을 다시 해석하고 검토하며 변화를 끌고나가야 한다. 어떤 버티컬 영역에서 혁신이 필요할지 틈틈이 그려 본 지 2년 반이 넘어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영입시스템, 평가시스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 인프라 등 여러 영역에 걸쳐 고민해본 생각들을 브런치로 연재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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