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생활하면서 끊임없이 많은 사람을 보게 된다. 주도적인(Proactive) 성격의 사람도 있지만 냉소적인 성격의 사람도 있다. 회사에서 좋은 취지와 목적을 가지고 새로운 제도와 프로그램을 설명해도 매사 늘 부정적이다. 반대의 대안도 없다. 자신의 논리적 근거도 없이 그저 반대만 한다. 심지어 내용을 아예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나쁜 행동은 좋은 행동보다 전염성이 강하다는 연구 결과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빠르게 전염시킨다. 흔히 하는 말로 기계는 오랫동안 고쳐 쓸 수 있는 데 사람은 그렇게 안 되니 점점 답답해진다.
어떤 조직은 타인의 잘한 점을 박수 치는 것에 인색하다. 나는 외국인 리더가 회의 석상에서 구성원이 잘한 점을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았다. 하지만 국내 기업에서 그런 리더의 행동을 본 기억이 거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남을 인정하면 자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감정이 싫어서일까. 아니면 좀 더 자신감이 있다면 포용할 수 있는 그릇이 작아서일까. 분명한 것은 이러한 경향의 사람들이 조직에 많을수록 성장 문화(Growth Culture)를 점화(Ignite)시키거나 가속화(Accelerate) 하는 일은 어렵게 된다.
이 팀장은 다른 사람이 말하는 중간에 말을 끊어 버린다. 자신도 모르게 반복적으로 그런 행동을 한다. 한 번 지적하니 죄송하다고 한다. 시간이 지나 또 그런 광경을 목격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길까? 다른 사람이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머릿속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랬다. 귀로 남의 말을 들으면서 입으로 자기 이야기를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경청이 아니다. 대화 중에 말을 끊겨본 당사자는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강하게 갖게 된다. 의의로 대화 때 이런 광경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오랫동안 술자리에서 하는 이야기는 신뢰성이 없는 것이다. 다음 날 진정으로 기억되는 말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넋두리하고, 누군가는 잘난 척을 했을 뿐. 그래서인가 MZ세대 구성원들이 오면서 회식 문화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당일 회식은 가당치도 않다. 주 52시간 제도 일까.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분위기에서 선택적으로 참석하는 형태로 변했다. 베이비붐 세대까지 통한 건배사가 이제는 젊은 구성원에게 건배사 하라고 하면 싫어한다.
회의 때 실망했을 때 심하게 화를 내는 대표가 있다. 화를 내다가 자가 발전해서 더 화를 내는 경우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라고 다그치지만 화를 내면 구성원의 창의적인 생각은 더 안 나온다. 분위기는 경직되고 빨리 회의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자기가 질책의 대상자가 되지 않기를 조바심을 가지고 그 순간을 모면하고자 한다. 매달 정례 회의라면, 또 누가 이번에 타깃이 될까 하고 불안해진다.
누군가는 그랬다. 화를 잘 내는 것은 습관인 것 같다고. 전쟁 영화에서처럼 작전 지휘를 잘 못 해서 일을 그르쳤을 때 자신 때문에 화를 내는 경우인가. 화를 내는 경영자를 코칭해 보려고 했지만, 코칭이 잘 안 되었다. 자기가 우월하다고 해서인가. 코칭이 잘 안 받아들여진다. 이럴 땐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문제는 대표가 코칭을 받아야 되는 데, 부서장을 코칭하라고 한다.
대화하면 할수록 좌절감을 느끼는 경험을 해 본 적이 있다. 예를 들면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이다. 가족 간의 갈등이 심한 경우 아예 말을 안 하게 된다. 어쩌다 실수할 수 있지만 반복적인 실수는 개선이 절실하다. 이런 경우 부정적인 행동은 본인이 실망하면 심하게 비난한다. 특정인을 겨냥해서 비난하거나 손가락질한다. 현장에 없는 다른 사람을 비난하거나 비판한다. 외부에서 온 경력자는 쉽게 공격의 표적이 된다. 아직 믿고 따르는 그룹이 형성되기 전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외부 경력자는 한 달 안에 리더십을 구축하지 못하면 힘들어진다.
조직 내 관계 개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다.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여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리더가 먼저 변화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조직 전체의 변화가 가능해진다.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은 단순히 조직 내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을 넘어, 업무 효율성 향상과 혁신을 위한 토대가 된다. 따라서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과제로 인식되어야 하며, 조직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입니다.
“비판이란 충족되지 않은 자기 욕구의 왜곡된 표현이다” 마셜 로젠버그는 말했다. 내 감정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의 감정도 중요하다. 말을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은 자기 말이 상대방에게 어떤 감정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이 없다, 어느덧 습관이 돼버린 것이다. 나도 이제는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무엇을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지 좀 더 생각해 본다. 남과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나와 미래는 바꿀 수 있나. 바꿀 수 없는 것에 정성을 들이자 말고 바꿀 수 있는 것에 집중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