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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 채우기 Aug 03. 2024

재능이 없으면 좌절해야 하는가?

삶에 행적을 회고해보며


‘재능이다’ 라는 말을 유달리 싫어한다. 정확히는 재능이 없으니 어려울 것이라고 단정 짓는 말들이 개탄스럽다.


특정 분야에 재능이 있으면 그 분야를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는 점에 상당 부분 동의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재능의 틀에 가두어 자신의 능력에 한계점을 부여하는 일체 행위들은 인간의 잠재적 가능성을 묻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발전을 저해하는 꼴이라고 생각한다.


단적인 예시로 어린 시절, 필자는 ‘이과 과목을 못 하고 문과 과목을 더 잘 한다.’라는 말을 심심찮게 들어왔다. 이와 같은 발언을 반복적으로 접했기에 나 스스로도 ‘나는 수학을 못 한다.’ 라는 사고방식으로 자연스레 귀결되었다. 해당 프레임이 머릿속을 강하게 지배하였고, 이과 과목을 접하면 불현듯 두려움의 감정부터 엄습해오곤 했다.


회상해보면 ‘타고나지 못 했으니 잘 못할 것이다’ 라는 지극히 일차원적이고 단편적인 사고방식은 무언가를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쉽사리 포기하는 행동에 대해 합리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인간은 본래 미래를 예측하지 못할 때 불안감을 느끼고는 한다. 즉, 잘 해내지 못할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한 도피적인 본능에 고정관념적인 사고방식이 더해져 현재에 안주하려는 관성을 극대화시킨다. ‘재능이 없으니까’ 라고 애써 자위한다면, 자신이 규정한 ‘이상적인 나’에서 괴리되는 것과 같다. 그러한 맥락에서 타인에게 ‘재능이 없으니까 못 해’ 라는 말을 서슴없이 뱉는 것은 친절함을 빙자한 책임감이 결여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단순 오지랖의 수준을 넘어, 한 개인의 한계선을 지정하는 부당한 처사라고 본다.


이 세상의 모든 분야가 재능의 범주 하에서 작동한다고 속단한다면, 단언컨대 할 수 있는 일은 결코 전무하다. 어떤 것이든 시도해보고 싶은 것이 생겼다면 누구나 회의적이고 불안감으로 가득 찰 수 있다. 그러나 두려움에 사로잡혀 재능의 존재 여부를 예단하는 이분법적인 접근은 지양했으면 한다. 물론 모든 선택 및 행동에는 책임이 수반되듯이, 노고의 시간을 의연히 감내하는 과정을 단행한다는 전제 하에 피력하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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