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초중등교육법 제18조 학생의 징계에 관한 규정이 학생에 대한 체벌의 근거가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 초중등교육법 제18조 (학생의 징계) ①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경우에는 법령과 학칙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생을 징계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 다만, 의무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퇴학시킬 수 없다.
② 학교의 장은 학생을 징계하려면 그 학생이나 보호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문개정 2012. 3. 21.]
기억으로는 위 규정에 따라 최소한의 체벌은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체벌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었던 것 같다.
학생에 대한 체벌에 대하여 대법원은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는 학생에 대한 지도행위로써 체벌은 가능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 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1도5380 판결 [폭행·모욕]
【판결요지】
[1]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의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도의적 감정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어서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가는 구체적 사정 아래에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2] 초·중등교육법령에 따르면 교사는 학교장의 위임을 받아 교육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징계를 할 수 있고 징계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지도를 할 수 있는데 그 지도에 있어서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에만 신체적 고통을 가하는 방법인 이른바 체벌로 할 수 있고 그 외의 경우에는 훈육, 훈계의 방법만이 허용되어 있는바, 교사가 학생을 징계 아닌 방법으로 지도하는 경우에도 징계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교육상의 필요가 있어야 될 뿐만 아니라 특히 학생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체벌, 비하하는 말 등의 언행은 교육상 불가피한 때에만 허용되는 것이어서, 학생에 대한 폭행, 욕설에 해당되는 지도행위는 학생의 잘못된 언행을 교정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었으며 다른 교육적 수단으로는 교정이 불가능하였던 경우로서 그 방법과 정도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을 만한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던 경우에만 법령에 의한 정당행위로 볼 수 있을 것이고, 교정의 목적에서 나온 지도행위가 아니어서 학생에게 체벌, 훈계 등의 교육적 의미를 알리지도 않은 채 지도교사의 성격 또는 감정에서 비롯된 지도행위라든가,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개별적으로 훈계, 훈육의 방법으로 지도·교정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낯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데서 공개적으로 학생에게 체벌·모욕을 가하는 지도행위라든가, 학생의 신체나 정신건강에 위험한 물건 또는 지도교사의 신체를 이용하여 학생의 신체 중 부상의 위험성이 있는 부위를 때리거나 학생의 성별, 연령, 개인적 사정에서 견디기 어려운 모욕감을 주어 방법·정도가 지나치게 된 지도행위 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3] 여자중학교 교사의 학생에 대한 지도행위가 당시의 상황, 동기, 그 수단, 방법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객관적 타당성을 갖추지 못하여 정당행위로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며칠 전 민사법학회에서 메일이 왔다. 법무부에서 민법 제915조를 개정하려고 하는데 학회 차원에서 의견을 종합할 시간이 없으니 개별적으로 의견서를 보내면 좋겠다고 하는 것이다.
최근에 문제 되고 있는 아동에 대한 폭력, 그리고 사망으로 이어진 사건과 관련하여 민법 제915조의 징계권에 관한 규정이 본래의 규정 취지와는 다르게 자녀에 대한 부모의 체벌을 허용하는 것으로 오인될 수 있어 이 규정을 삭제하여 체벌금지의 취지를 명확히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민법 제915조에서 규정하는 징계권이란 자녀를 보호ㆍ교양하기 위해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상당한 방법과 정도에 의한 것으로 해석되고 그 범위에 신체적 고통이나 폭언 등의 정신적인 고통을 가하는 방식은 포함되지 아니한다.
* 제915조(징계권)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를 할 수 있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감화 또는 교정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
사실 이 규정에서 의미하는 징계의 내용은 사회상식에 부합하는 정도의 것이어야 하고, 사회통념을 넘는 징계는 친권의 남용이 된다. 사회통념을 넘는 징계는 친권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고, 형법상 폭행, 상해, 감금, 협박죄로 될 수도 있다(이경희, 가족법, 법원사, 260면).
방송을 보다가 사진을 찍었다.
부모 징계권에 삭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45.8%으로 반대하는 의견 28.3%보다 많았지만, 자녀 훈육을 위해 체벌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71.7%가 있다고 답을 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아이가 어렸을 때는 잘못했을 때는 회초리로 때려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사실 한 번은 회초리를 들었던 적이 있다. 그때 아내가 나를 말리며 하는 말을 듣고 그 이후로 다시 아이에게 매를 들었던 적은 없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
아내가 했던 말은....
"아이를 때려서 될 일은 말로 해도 되고, 말로 해서 안 되는 일은 때려도 안된다."
결국은 본인이 잘못을 인식하고 고치지 않는 한 때린다고 될 일이 아니고, 아이에게 매를 드는 것은 자기 화풀이 내지 분풀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일어난 아동폭력 사건들은 상상하기도 힘들지만, 법규정을 개정해서라도 아동에 대한 폭력을 막아보려고 하는 정부의 노력이 하루빨리 결실을 맺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