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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웅진 Aug 23. 2024

한철 계절장사가 아니다.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148일 차 2024년 8월 22일


한철 계절장사가 아니다


오래된 스마트폰이 슬슬 불안정해졌다.

신제품으로 바꿨더니 카메라가 작동이 안 된다.

AS센터 기사가 불량품이란다.

대리점을 다시 찾아가 새 기기를 받았다.


티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버스로 다녀왔다.

옛날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차림새요 교통수단이다.

10여 년 전만 해도 넥타이 정장이 전투복이었다.

시간을 아끼고 쓸데없는 데 체력을 빼앗기지 않겠다며 택시만 고집했고, 거스름돈도 받지 않았다.

목에 잔뜩 힘을 준 채 주위를 의식했다.

(매스컴을 하도 많이 타 얼굴이 꽤 알려지기도 했다)


지금 나는 거품을 완전히 뺀 상태다. 

올여름, 시원하고 편한 차림으로 카페 커플닷넷 테라스에 앉아 큰 선풍기 바람을 맞으며 일하고 사색했다.

집에서 운동할 때는 에어컨은커녕 선풍기도 껐다.

사우나나 다름없는 찜통더위 속에서 하루 3회 3시간씩 땀을 흘렸다, 아니 쏟았다.


공기도, 날씨도 쾌적한 시애틀에 사무실이 있다.

평창동 사무실도 냉방이 잘 된다. 

그럼에도 고생을 사서 한다.

CEO가 직원들보다 편해서는 안 된다는 소신을 고수한다.

와신상담까지는 아니어도, 일부러 딱딱한 빵만 씹었다는 나폴레옹을 닮고자 한다.

궂은일과 불편을 외면하면 급속도로 늙는다.

서 있다가 앉으면 눕고 싶어 진다.


삶을 숫자로 표현하면 4다.

춘하추동, 희로애락, 생로병사다.

인생의 봄날이라고, 기쁜 날이라고, 생기가 넘친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폭염과 분노와 노화에 대비해야 한다.

절제의 나날, 신독(愼獨)의 일상을 통해 자신감을 배양한다.

당장 가시적 성과가 없어도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택시 대신 버스, 비행기 대신 배에 올라 멋진 신세계로 향한다.

관인엄기(寬人嚴己)다.

남에게는 관대하고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려고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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