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당신 : 부서 동료
「젓가락은 두 개가 하나일 때,
제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없다면 다른 하나도 쓸모가 없습니다.
누구든 항상 가까이 있을 때는 그 존재의 고마움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자리가 비었을 때
비로소 그의 존재를 크게 깨닫게 됩니다.
한 쌍의 젓가락,
어쩌면 지구도 들어 올릴 수 있는 커다란 힘입니다」 (김영희 - 젓가락)
옆자리에 있는 동료는 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을 때 필요한 젓가락과 같은 존재다.
물론 없어도 된다.
나뭇가지를 꺾어서 라면을 먹으면 된다. (드라마 "신병 시즌2"에서 소위와 병사가 번갈아가면서 젓가락 1모를 가지고 컵라면을 먹는 장면이 나옴)
더 운치가 있을 수 있다.
동료가 없어도 된다.
혼자서 일을 하면 된다.
더 인정을 받을 수 있다.
혼자서 일을 처리했으니까.
그러나 언제까지 나뭇가지를 꺾어서 라면을 먹을 것인가?
언제까지 혼자서만 일을 처리할 것인가?
당신을 혼자 있게끔 만드는 언행 중에 ‘그것도 몰라?’라는 말이 있다.
부서장에게 듣는 것도 무척 싫은 말인데, 동료에게 듣는다면 그 심정이 어떨까 생각해 보았는가?
본인은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일 수 있으나, 동료가 듣기에는 정말 자존심이 상한다.
젓가락 하나가 부러질 수 있는 충격일 수도 있다.
“그것도 모르냐?”라고 말할 때의 상황이 매우 중요하다.
동아리나 학교 선후배, 술친구, 실력에서 월등한 차이가 나면 모를까.
인간적 친분관계가 없거나 실력에 차이가 없는 상태에서 그런 말을 들으면 화가 날 정도이다.
게다가 주변에 다른 동료나 부서장이 있다면 더욱 그렇다.
조심해야 할 말이다.
외모에 대한 나쁜 평가보다 더 심한 말이 “그것도 모르냐?”라는 말이다.
본인의 일이 바빠서, 바보 같은 동료가 순간 미워서 순간 무의식 중에 입에서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
젓가락 하나가 부러져 힘들어하지 말고.
(Dall-E 이용, Prompt: 사무실에서 30대 여성이 30대 여성에게 핀잔을 주고 있는 장면을 그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