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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nggsungg labnote Aug 19. 2024

Reluctant, 꺼려하는

연구 일기

교수님: 홍성씨가 연구에 대해서 최근에 reluctant 한 경향이 있잖아요.


하... 맞다. 맞는 말이다. 최근에 연구를 꺼리고 있기는 했다. 반성하게 된다.


지금 내가 풀어진 이유는 그동안 열심히 했는데 딱히 성취는 안 나오고, 성취를 내보내고 싶은 실험은 있지만 기기상의 이유로 그 실험에 온전히 몰입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열심히가 아니라, 적당히 하는 중이었다.


나는 졸업이라는 가장 큰 성취를 느끼기 위해서 4년 이상 정말 열심히 달려왔다. 하지만 원하는 때에 졸업하기 어려울 거라는 얘기를 듣고 굉장히 좌절했었다. "어차피 열심히 해도 졸업은 제때 못할텐데." 라는 마인드와 함께, 예전만큼 열심히 연구하지 않고 있다. 


물론 변명이 맞다. 안 되는 조건 속에서도 할 수 있는 걸 찾아서 성공하는 사람이 있다. 또한 대학원은 졸업이 전부가 아니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안 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informtics 을 조금 해봤다. IDR database 를 이리저리 만지고 계산해서, 약한 상관관계 결과를 제시해봤다. 단백질 구조 관련한 AI 공부도 하고있다. 실험적으로는 VPO 도 사용해보려 했고. densitometer 도 사용해보려 했고. SPR 도 해보고 싶었고. FRET 도 구축해보려 했다. 하지만 연구비가 부족해서 더 진행하지 못했다. 실험을 더 많이 하지를 못하니, 이미 보유한 데이터를 교수님의 지시대로 각양각색의 방법으로 분석하는 일을 굉장히 많이 했다.


아니, 적어놓고 보니까 나는 별 문제 없네? 지난 1년간 열심히 살았네. 반성하려고 지난 날을 돌아보니까 그다지 반성할 게 없는 걸 깨달아버렸다. 야호! 그냥 교수님이 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너무 높았던 거네.


나는 프레셔가 강해도 좋으니까, 내가 좀 마지못해 하는 느낌이 있더라도, 교수님이 나에게 프레셔를 주면 좋겠다. 스트레스를 받아도 어쨌든 간에 결과가 잘 나오면 나는 거기서 성취감을 느끼고 보람을 느낀다. 얼른 뭔가 선보일만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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