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웹툰가이드 칼럼
1980년, 이 시기에는 대본소 만화, 그리고 만화 전문 잡지의 부흥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만화책을 통해서 행복과 위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로 들어서면서 출판만화는 언제 황금기가 있었냐는 듯이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무엇이 10년만에 출판만화 시장을 몰락하게 만든 것일까요? 그리고 이를 통해서 웹툰 서비스는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할까요? 이와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면서 제가 얻은 3가지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출판만화의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은 출판사들이 사용자를 둘러싼 서비스 사용 맥락의 변화를 감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대본소 만화가 사랑받던 시절에는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경제가 성장한 90년대에는 상황이 완전히 바뀝니다. TV, 영화, 콘솔 게임기, 컴퓨터, 인터넷 등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가 다양해졌습니다. 만화는 더 이상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콘텐츠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각 업체에서는 자사 콘텐츠를 알리기 위해 TV, 신문 광고, 일반 잡지, 라디오 등 당시 미디어 4대 매체들을 총 동원한 마케팅 활동을 했습니다.
새로운 경쟁 콘텐츠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시장을 키워나가는 반면에 출판사들이 보여준 행동은 사용자 중심의 만화 서비스 개선이 아니라 매출 중심의 운영 개편이었습니다. 출판만화의 몰락이 시작되던 시기에 출판사는 만화 제작 인건비 감축, 만화책 가격 인상, 과거의 작품들을 포장만 바꿔서 새로운 작품 혹은 완전판이라는 설명을 붙여서 재판매하는 등의 행동을 보여주었습니다.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한 행동들은 결국 마케팅, 서비스 개선 쪽에서 혁신을 만들어내는데 실패하였고 이는 경쟁 콘텐츠들로부터 많은 사용자들을 빼앗기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에 부정적인 인식이 퍼지는 등의 안 좋은 결과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청소년 보호법으로 인한 만화 검열 이슈가 생기면서 만화책이 서점에서 퇴출되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게임 같은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 새로운 기술 그리고 미디어의 발전이 이루어질 때마다 사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은 변화합니다. 이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존 운영 방식을 고수한다면 게임, 동영상 등의 경쟁 콘텐츠들로부터 경쟁력이 떨어질 것입니다. 현 웹툰 사용자들이 웹툰을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웹툰이 재미있어서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웹툰 서비스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적절한 환경이 조성된 이유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웹툰이 우리나라에서 지금과 같은 인기를 얻게 된데에는 스마트폰의 등장, 자동차 운전보다 대중교통 사용이 일반적인 환경, 무료 와이파이가 많이 제공되는 환경, 무료 웹툰 서비스의 등장이라는 맥락이 맞아떨어져서 가능했습니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만약에 모든 사람들에게 텔레파시 능력이 생긴다거나 혹은 순간이동 능력이 생긴다면 지금과 같은 웹툰 서비스가 유지될 수 있을까요? 분명히 웹툰 서비스에 어떤 식으로든 큰 변화를 가지고 올 것이고 이에 대처를 잘한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작품의 퀄리티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서비스 사용 맥락 분석과 니즈를 파악하는 통찰력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둘러싼 새로운 변화와 데이터에 민감해지고 과거 데이터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맹신을 내려놓아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에 속박되어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웹툰 서비스 역시 출판만화와 같은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작년에 인스타그램의 디자이너, 제이슨 킴 님의 디자인 세미나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인상 깊게 해주셨던 말씀을 자리에서 인용하고 싶습니다.
사용자들이 더이상 사진 서비스를 원하지 않는다면 인스타그램은 사진 서비스를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사용자들 없이는 우린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출판 만화가 몰락한 또 다른 이유는 새롭게 떠오른 경쟁 콘텐츠와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는 글, 그림 등 정적이었던 콘텐츠들이 이제는 움직이고, 버튼을 누르면 반응하고, 6명의 친구들과 함께 플레이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역동적으로 변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만화 이외의 새로운 콘텐츠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 출판사는 최소 2가지 문제들을 해결해야했습니다. 첫째로...
이 글은 웹툰/만화 전문 매체 '웹툰 가이드'에 연재된 글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
https://www.webtoonguide.com/board/column_mo/8426
[ 참고자료 ]
(공)저: 홍난지 - 이말년: 웹툰작가평론선
(공)저: 이기진 - 황미나: 웹툰작가평론선
김성훈, 검열과 블랙리스트 그리고 한국만화 반복된 경험이 전하는 메시지, 디지털 규장각 - http://dml.komacon.kr/webzine/cover/860
성상민, 슬로우뉴스 - http://slownews.kr/64719
원종우, 한국만화시장 '빌려보는 시장'과 '사서 보는 시장'의 변주곡, 두고보자 웹진 - http://www.dugoboza.net/no004/special/history.htm
윤형중, 만화전문지 삼켜버린 도서대여점 웹툰 전성시대 위협하는 모바일, 한겨례 - http://www.hani.co.kr/arti/PRINT/585852.html
이동훈, 만화의 왜곡된 인식 바로 잡아야, 경기신문 - http://www.kg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4911
주재국, 만화방 책장 속 일일만화의 출발과 현재, 디지털 규장각 - http://dml.komacon.kr/webzine/cover/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