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가 물었다
"나는 너에게 어떤 사람이야?"
Y가 답했다
"내 향수의 탑노트에서 베이스노트까지 전부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
어린 시절 하던 연애는 유독 함께하는 절대적 시간이 길었던 것 같다
이른 아침부터 만나 조조영화를 보고 점심을 먹고 카페에 가서 종알종알
풋내 나는 대화로 시간을 보내다 간단한 반주를 걸친 저녁까지
아마 그때는 제한적인 문자 횟수와 전화통화
화상통화도 없었을뿐더러 사진을 마구 찍어 보내던 시절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저 조금이라도 곁에 붙어있으려고
아침에 만날 때 풍기던 강렬한 향수의 탑노트로 시작해서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을 때 살짝 풍기는 그녀의 베이스노트 향까지
그리운 그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