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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생일 축하해요.


사랑하는 엄마께     


엄마 생신 축하드려요.

올해는 편지지에 쓰지 않고 타자로 쓰는 편지네요.

저는 엄마를 생각하면 평행이론이 떠올라요.

우리는 띠도 같고 생일도 같은 달이고,

그 외 여러 가지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가족모임은 모레니까 내일은 미역국을 끓일 거에요.

여자들은 남편과 아이 생일에는 미역국은 필수요.

각종 맛있는 음식을 하면서 왜 정작 자신의 생일은 챙기지 않는 걸까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엄마 생일에 미역국을 끓여서 드리는 걸지도 몰라요.


처녀 때는 그런 엄마를 보면 정말 의아했는데 결혼하고아이가 생기다 보니 똑같이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해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생각을 바꿨답니다.


나를 홀대하는 것은 정성스레 나를 키워주신 엄마를 홀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엄마는 당신 자식이 놀다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그 장소에서 똑같이 넘어져보셨다고 했어요.

내 자식이 얼마나 아팠을까 해서 그 아픔을 느껴보려고.. 이렇게 내 살 보다 더 귀하게 키운 자식이 자신을 아껴주지 않으면 엄마가 더 속상할 것 같아서요.     


저와 동생의 생일날에는 새벽부터 일어나 교자상에 새로 지은 밥, 나물, 굴비, 국을 준비해서 침대 옆에 두셨죠. 자고 일어나면 의례히 차려져 있는 상이 당연했어요.


엄마는 삼신할매에게 주는 상이라고, 아이를 점지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게 지켜달라는 마음을 담아 놓는 거라고 말씀하셨어요.


그때는 그것이 어떤 마음인지 가늠할 수 없었어요. 그냥 엄마는 미신을 믿는 사람이구나 했죠.


그랬던 제게 첫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이의 백일 때, 백일 떡은 여러 명이 같이 나눠 먹어야 아이가 건강하다는 옛말에, 한 번도 본적 없는 옆집, 아랫집의 벨을 눌렀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서야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새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나물을 무쳤을지 알 것 같아요.     

 

사랑하는 엄마.

저는 엄마가 엄마자신을 좀더 사랑해주길 바래요.

그것이 자식들을 위해주시는 길이에요.

우리가 이렇게 사랑하는 엄마인데

엄마를 더 아껴주세요.     


엄마 생신 축하드립니다.

한 살 더 먹으면 어때요. 어차피 이쁜데..ㅎㅎ     

사랑합니다. !!           

                                                                큰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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