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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요. 그대



그리스인이든, 불가리아인이든, 터키인이든

상관이 있습니까

내게는 다 똑같아요.

이제는 그가 좋은 사람인지 아닌지만 생각하죠.

그리고 나이를 먹을 수록 그조차 묻지 않게 됩니다.

보세요.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란 구분도 잘 맞질 않아요.

난 모든 사람이 불쌍할 뿐이에요.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조르바의 유머스러운 언행에 책을 읽는 내내 몇 번이고 웃었지만 이 문구는 먼지뭉치가 진공청소기에 빨려들어가듯 입가에 웃음기를 빨아들였다.


 오랜만에 전 직장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회사에서는 연말 인사고과를 통해 *P/O 와  승진을 실시한다.(*P/O :작책자의 직책을 박탈하는 제도)

직책자도, 아닌 자도  P/O이라는 비정한 제도로 인해 서글픔과 상실감을 느끼고  승진을 통해 울고 웃는 사람도 발생한다. 나는 이 시즌이 되면 유독 술자리를 찾아다니고 불합리한 P/O와 승진에 울분을 토해내곤 했다.


 올해도 여지없이 불합리함이 판치는 모양새다.

떠나가는 사람은 말이 없고 떠나보내는 사람은 할말이 많다. 삭막해진 분위기 속, 눈물 젖는 타자질로 분노를 토해내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와 함께 일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없어지는 상실감, 내가 알던 사람이 나에게 주는 비정함.

이 모든 것이 견딜 수 없는 무기력을 준다.

지금 비상정국과 마찬가지로 일상을 보내고는 있지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과 마찬가지다.


 이제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는 것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함께 할 수 없음이 서운하고 안타깝다.

아끼는 사람들과 서로를 위로하던 시간이 그리워지는 이유는 왜일까..그러면서도 조직안에서 더러운 감정을 추스르고 있을 옛 동료들을 보면 안도감이 든다.

완벽히 다른 감정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이율배반적이다.  

 

 회사를 다닐 때, 내게 없는 것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동경했다. 부러워했고 질투했다.

'저 사람은 이걸 가졌으니 얼마나 좋을까. 이것만 잘하면 나도 자신있게 행동할 수 있을텐데.

나는 왜 이걸 못하는 거지'  

자책하고 갖지못하는 나를 미워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부질 없다.


 이율배반적인 마음으로 울적해하는 나,

조직의 냉정함에 눈물 짓고 있을 그들.

 

이제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안쓰럽고 불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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