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은 제멋대로 불매 소리를 들어도 어디서 오며 어디로 가는지 모름이다
이 영화 톨란 지수는
긴 리뷰 쓸 기력은 없고 좋았던 부분 하나 말해봄
영화에서 바람이 갖는 의미
참고로 소제목은 요한복음 3장 8절
영화 내내 로렌스의 색색대는 숨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부각됨
노환에 이러다 곧 숨 넘어가는 거 아닌가 걱정될 정도로
교회를 늙고 지친 추기경의 모습에 빗댄 건가 싶기도 했는데 뒤로 갈 수록 감상이 조금 달라짐
교회라는 집단의 폐쇄성을 보여주는 것 같았음
오래된 벽화와 장식들로 둘러싸인 건물 안에 갇힌 노인들이 자기들 안에서 최고권위자를 뽑는다는
콘클라베 설정 자체의 직관적인 폐쇄성도 있지만
그냥 교회 일반을 상징하는 느낌
고일대로 고여서 텁텁한 공기 중에 먼지 몇 점 날아다니고
그런데 영화의 전환점이 되는 장면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천장에 구멍이 뚫려버리면서 바깥 공기가 들어오잖아요
바람에 투표 종이가 살랑 흔들리고 그 바람을 따라 추기경들이 모두 위를 쳐다보는데
이때 천장으로부터 햇살이 계시처럼 쏟아지는 장면 너무 좋았음
테러라는 소재가 교회의 위기이기도 하지만
개혁의 필요성을 알리는 대충격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음
50여명이나 죽은 끔찍한 폭력이긴 하지만
동시에 시대의 흐름에 따라 불가피한 변화와 새로운 동풍을 예고하는 느낌
바람을 쫓아 시선을 옮긴 곳에 내리쬐는 햇살
바람이 교회를 신의 뜻으로 인도하는 것
그래서 아그네스 수녀 방의 새소리도 좋았음 포근하고 편안한 분위기도 그렇지만
바람을 타고 자유롭게 날아가는 새의 이미지가요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람의 방향이 이곳 수녀들의 공간에 있다
지금까지는 조명되지 못했던 소수자들의 주도 하에 그들로부터 시작될 변화
여기 마지막 장면의 수녀들도 포르르 날아가는 비둘기들 같아서 너무나 산뜻한 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