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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너앤라이터 Aug 21. 2024

높고 푸른 하늘이 되고픈 아이

태풍의 영향으로 밤새 천둥 번개가 요란하다.

오늘 새벽은 천둥이 나를 깨웠다.

날씨 덕분인가.

책상에 앉자마자 침잠에 빠져든다.

어린 시절 나의 밤하늘은 천둥 번개가 끊이질 않았다.

아버지의 귀가가 늦어지면 아이는 깊은 잠에 들지 못했다.

오늘 밤은 무사히 지나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기도했다.

그러나 아이의 바람대로 되지 않았다.

창밖 저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아이의 심장은 뛰기 시작한다.

천둥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더니 번개와 맞붙는다.

눈과 귀가 무서워 이불을 덮어쓰지만 소용없다.

이불을 뚫고 들어와 온몸에 전달된다.

몸을 부들부들 떨며 한없이 눈물만 흘린다.

의지할 곳 없는 아이는 천둥과 번개가 그치기만을 하늘에 빌었다.

그렇게 아이의 하늘은 밤이 되면 요란했다.

평소 한없이 높고 푸른 하늘은 수증기를 만나면 점점 어두워졌다.

아이는 다행히 수증기를 저주했다.

하늘에 대해선 높고 푸른 기억만 간직했다.

아이는 커서 높고 푸른 하늘이 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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