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게 엉망진창으로 부서지는 때가 있지
폭우가 쏟아져 와장창 창문이 깨지고
순식간 불어난 흙탕물이 무릎까지 가슴까지 차오르지
차 오르지, 벽지를 적시고 세간살이를 적시고
몸을 피하려면 옥상에라도 지붕에라도 얼른 피신을
해야지, 눈동자에 망연자실이 꺽꺽 차오르지
차오른 물은 쉽게 빠져나가지 않지
뒤죽박죽 속에서 치욕을, 치욕을 견뎌야 하지
견뎌야 하지,
진흙을 닦고 쓰레기를 내다버리고
걸레를 빨아 닦고 또 닦으면 햇빛 한 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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