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검사를 다 받고난 후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보던 의사가 뱉은 말은
심인성(心因性)이었다.
내 속에 들어앉은 '심리적 원인'
그놈의 정체가 몹시 궁금하였으나, 우선
햇빛을 많이 쬐라는 의사의 처방대로
꽃 지는 봄날 속으로 내몸을 달래어 데리고 나갔다.
빙글빙글 어지럽게 돌아가는
꽃이여 바람이여 사람의 몸뚱아리여
내가 사랑한 건 어쩌면 나의 결점들
우리가 사랑한 것도 어쩌면 우리가 지닌 부끄러움들
따가운 봄볕 속에서
심한 어지럼증을 앓던 내 안의 무언가가
스르르 알약처럼 녹아들고 있었다.
* 심인성(心因性) : Psychogenic
정신적, 심리적 원인으로 병이나 증상이 생기는 성질
꽃비가 내리는 봄날, 어지럼증을 앓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