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하수 Oct 31. 2024

도토리

도토리 한 알이 쿵 하고 떨어진다.

배봉산 둘레길 바닥 위로

도토리 한 톨이 

쿵 

하고 떨어진다


비와 바람, 햇빛과 산그늘

메아리와 천둥으로 뭉쳐진

빛나는 도토리의 무게


꽉 차게 여문 어느 날

스스로 떨어져 내리는 

도토리는 나보다도 무겁다


도토리가

말없이 속을 채우고 있을 때

나는

수 없이 많은  말들을

게워만 내고 있었을 뿐


평생 동안

내가 뱉어낸 숱한 말들은

모두 어디를 떠돌고 있을까


- 은하수



작가의 이전글 맑은 하늘이 더 슬퍼 보이던 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