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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공연덕후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결혼 억제 캠페인 연극

by 성경은

내용이나 형식을 차치하고 주인공 둘이 흑인 남자와 인도 여자인 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백인이 아닌 사람들이 주인공인 공연을 영국에서 볼 수 있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원작(은 물론 백인 배우들만 있음)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1962년 공연이었고, 1966년에는 영화화도 되었었다. 그 당시에도 충격적이어서 수상을 많이 한 거 같은데, 60여 년이 지난 지금 봐도 여전히 충격적이다.

Curve Theatre 포스터

소극장 공연이지만 무대가 꽤 크게 느껴지게 무대를 잘 꾸몄다. 무대는 주인공인 역사학과 부교수 조지 George와 대학 총장의 딸이자 조지의 부인인 마사 Martha의 거실이다. 이 거실에서 조지, 마사 부부와 신임 생물학과 교수 닉 Nick, 그 아내 허니 Honey 네 명이 대화하는 것이 다다.

무대

내용은 찾아보면 다 나오고 스포일러 같으니 쓰진 않겠다. 전반적인 느낌은 시작부터 끝까지 아주 불편하다. 끊임없는 부부 사이 말싸움과 미묘한 권력관계, 지인들을 앞에 둔 서로 모욕하기, 등등 뭔가 결혼 억제를 위한 캠페인 연극 같달까 =_=;;; 나는 이런 심각한 정극, 심리극, 비극적 드라마 같은 건 별로인 거 같다. 나의 소중한 시간을 쓰고 비싼 돈 내고 보는 공연인데 보는 동안 막 재밌지도 않고 보고 나서 별로 기분도 좋지 않은 이런 거는 뭐 왜 때문에 다들 보는 건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비백인 배우들이 주인공인 이런 연극은 개인적으로 아주 응원하므로 앞으로도 장르 불문하고 응원차 보러 갈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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