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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독속지혜 Aug 23. 2024

내 이름이 '돼지'야?

방구석에서 꾸역꾸역 -30kg를 감량했다.

"야 저 사람 좀 봐. 저게 여자야?"

"너 같은 애가 승무원 하면 통로에 가다 끼겠다ㅋㅋ"

"돼지처럼 먹는 것만 잘하네"


위 내용은 내가 고도비만이었을 때 직접

내 귀로 들었던 이야기다.

아주 무례하기 짝이 없지 않은가?


저런 이야기를 들을수록 나는 더 먹기에 바빴다.

왜? 스트레스받으니까.

흔히 이야기하는 '스트레스성 폭식'을 달고 살았다.


집에서 조차 내 이름은 '돼지'였다.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돼지'라고 불리는 것이

얼마나 서러운지•••

우리 비만인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 나는 이별의 고통과

살에 대한 고충이 극에 달해

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이거 하나도 못 하면 너는 세상을

살아갈 가치도 없다.'

조금 극단적인가? 그런데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금방 포기할 의지박약 인간이었다.

나는 무작정 집 앞에 하천을 걸으러 나갔다.

처음에는 6km

다음에는 7km

8km,,9km,,,10km 어느 순간 15km까지 걷고 있던

나를 발견했다.


그렇게 걷고 걸어 나는 운동 강박증이 생겨 집에서

2시간의 홈트를 더 진행했다.


그 결과 나는 끝내 30kg를 감량했다.

악으로 깡으로

30kg를 감량하고 나는 내 이름을 찾았다.


누가 뭐라하든 헬스장 한 번 등록하지 않고

2-3평 남짓한 방구석에서 2년 동안 움직인 결과다.


나는 더 이상 남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았다.

나의 의지력을 결코 무시하는 사람도 더는 없었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많아졌다.

나 자신이 너무나 기특했다.


피해의식이 가득한 지옥 같은 세상은 사라지고 '나'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는 아름다운 세상이 찾아온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나 자신이 홀로 있으며 일궈낸 것이다.


내가 만약 누군가와 같이했더라면

같이 있으니까. 같이 파이팅 했으니까.

서로 토닥토닥이 아닌

통닭통닭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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