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말하는 방법
언어를 씀에는 모름지기 절제된 맛이 있어야 합니다. 한 마디의 말도 어렵게 어렵게 꺼낼 줄 알아야 수행자라 할 것입니다. 마땅히 절제하되 입을 열 때에도 맑게 정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가만히 언어생활을 관찰해 봅시다. 그래서 불필요한 말들을 하나하나 줄여보는 것입니다. 온전한 말, 밝은 말, 꼭 필요한 말들만 어렵게 어렵게 꺼내 놓는 것입니다. 말이 줄어들면 마음이 단아해집니다. 말이 줄어들면 몸과 마음 또한 함께 고요해집니다. 모름지기 수행자는 크게 침묵할 줄 알아야 합니다.
침묵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말이라는 것은 그 안에 온갖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같은 말이라도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기에 말의 화 또한 맹렬한 불길처럼 자신과 세간을 태우는 것입니다. 침묵하는 자는 들뜨지 않으며 가볍지 않고 쉽게 행동하지 않습니다. 침묵하는 자는 수행에 있어 큰 보배와도 같습니다.
법상스님 『생활 속에서 마음 닦기』 중에서…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침묵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말을 채에 거르고 걸러서 천천히 꼭 필요한 말만 하기입니다. 채에 걸리는 고운 입자의 말들만 하게 되면 모두가 행복한 걸 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채에 걸러질수록 감정은 사라지고 사실만 남게 되겠죠? 가끔은 거르는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려 하고 싶은 말을 최장 24시간이 넘어서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조금 답답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장점이 훨씬 더 많습니다. 말은 한번 뱉으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이미 쏟아져버린 말을 주워 담아본 적이 있나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마찬가지죠. 그래서 이처럼 말을 거르는 작업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합니다.
또 다른 장점으로는, 말이 적으면 우리 마음의 소음도 줄어들게 마련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하루에 오만 여가지의 생각을 한다고 해서 '오만가지의 생각'이라고 하죠? 하루 24시간을 모두 뇌가 생각한다고 가정하면 1분당 약 35가지의 잡념들이 지나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1-2초에 한 개씩 지나가는 생각들로 우리의 머릿속은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말을 줄이면 자연스레 피어나는 생각도 줄일 수 있겠죠? 한 가지 말을 하면 그 뒤에 따라오는 수십 가지의 잡념들을 피할 수 있으니까요.
어렵사리 꺼낸 말을 아무 말 대잔치에 사용하지 않을 시 길 바랍니다.
언행에 조심하는 성숙한 우리가 되고 싶다면 침묵 수행을 해보는 건 어떤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