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불멸의 화가 반 고흐’ 미술전시회에 다녀왔다. 그의 작품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전시된 많은 작품 가운데 특히 관심 있게 본 것은 ‘감자 먹는 사람들’이었다. 그의 첫 작품이면서 자신의 그림들 가운데 가장 훌륭한 작품으로 남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고흐는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 자신들이 수확한 감자를 먹는 이들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치장 없이 그려내고 있다. 매끈한 인물 그림에 익숙한 탓인지, 어떤 인물들의 모습은 매우 거칠고 투박해서 다소 불편하게 느껴졌다. 왜 이들의 모습을 좀 더 부드럽고 보기 좋게 그리지 않았을까?
처음에 느꼈던 불편감이 있었지만 그림을 좀 더 찬찬히 바라보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림에서 다른 느낌을 받기 시작했다. 아무런 치장이 없고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정직하게 노동을 하고 소박하게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어떤 평온함이 느껴졌다.
이 그림을 응시하며 나는 고흐가 가난한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전시회에 함께 간 지인과 이에 대해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가난한 이들을 바라보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시혜적인 태도로 위에서 내려다보거나 수평적인 입장으로 곁에서 보는 방식이 있다.
고흐는 감자 먹는 사람들을 곁에서 바라보았을 것이다. 이에 더해, 그는 가난한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는 마음으로 대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만약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이들의 모습을 감상적이거나 온화하게 그리려고 했을까? 그렇게 하면서 내가 느끼는 가난에 대한 불편감을 조금이나마 포장하려고 했을까?
고흐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적어도 가난한 이들을 단순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존재로 여기거나 그들의 삶을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들의 삶을 존중하며 긍정하는 태도로 함께 머물수 있다면 어떨까. 고흐의 시선이 머문 그 자리에서, 나는 그의 마음을 배우고 싶다.